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법인세 1%포인트 인하' 중재안을 제시하자 야당이 수용함으로써 여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여당의 수용 여부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오후 내년도 예산안 및 예산 부수 법안 처리와 관련해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의장 뜻을 존중하고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국회의장의 중재안이 민주당 입장과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어려운 민생 경제 상황을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도 국회의장 중재안을 수용하길 바란다. 오늘 중으로 예산 협상을 매듭짓고 늦어도 내일 중엔 예산안 처리를 완료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공을 여당에 넘겼다.
그러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 총회에 앞서 "법인세 1% 인하는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부정적 입장을 밝혀 여당의 중재안 수용 여부는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영업이익 3000억원 초과 법인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춰 외국 자본을 유치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이유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법인세 인하 방침을 '초부자 감세'로 규정, 당초 영업이익 2~5억원의 중소·중견기업 법인세율을 현행 20%에서 10%로 대폭 낮춰야 한다고 맞섰으나 이날 이 재명 대표의 입장 변경으로 협상 타결의 물꼬를 텄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과 함께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 협상을 진행하면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1%포인트 인하한 24%로 할 것을 수정 제안했다.
앞서 김 의장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인하하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정부안대로 3%포인트 인하하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