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부부가 결혼 34년여 만에 법원 결정에 따라 이혼한다.
최 회장의 이혼 소송제기후 5년여만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는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서로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을 받아들여 "두 사람은 이혼한다"며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로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최 회장이 판결 확정 후에도 재산분할금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지 않으면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연이자로 지급하도록 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자인하면서 노 관장과 성격 차이로 이혼하겠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혔고,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양측은 조정에 이르지 못해 결국 이혼은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고 입장을 바꾸고 맞소송(반소)을 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SK㈜ 주식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현 시세로 1조 3700억원대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5%인 1천2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노 관장이 분할받게 될 재산분할금은 현금 665억원에 불과하다.
재판에서 최 회장 측은 부친인 고(故) 최종현 전 회장에게 증여·상속받은 SK 계열사 지분이 현재 SK㈜ 주식의 기원인 만큼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했다.
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이 오래된 점을 고려해 증여·상속받은 재산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를 폈지만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 관장 측은 항소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