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 승진이후 2023년도 첫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5일 삼성전자는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이영희 여성 사장의 승진이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최초 여성 사장으로 1964년생(58세)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 광고마케팅학과를 석사 졸업했다. 1991~1997년 유니레버 코리아, 1997~1999년 SC존슨 코리아, 1999~2007년 로레알 코리아, 2007~2012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그룹장, 2012~201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역임하고 2017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급)을 맡고 있다.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함으로써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도전의식을 고취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기술과 안정 중시다. 네트워크 사업의 성장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점이나 반도체 사업의 개발과 제조 역량 강화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점 등이 그렇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7명은 모두 부사장 출신이다.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김우준 사장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이영희 사장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남석우 사장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송재혁 사장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백수현 사장 ▲CR담당 박승희 사장 ▲중국전략협력실장 양걸 사장 등이다. 위촉 업무가 변경된 2명은 ▲DX부문 CTO 겸 삼성 리서치장 전경훈 사장 ▲DX부문 삼성 리서치 글로벌R&D협력담당 승현준 사장 등이다.
그러면서도 핵심 사업의 미래 대비 경쟁력 강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기술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기회있을 때마다 "차세대뿐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해 왔다.
이번 인사의 안정 중시는 기존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한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사에서 3개 사업 부문의 60대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고 사업 부문을 반도체·완제품(세트) 부문으로 통합하는 등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선 것과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올해에는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강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보다 앞서 인사를 발표한 LG, 현대차, SK그룹 등의 인사 트렌드 역시 올해는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안정에 무게를 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되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하에서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를 위한 변화와 혁신으로 고객 중심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