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촛점] SK 그룹 2인자는 누구일까?...조대식 수펙스 의장 VS 박정호 하이닉스 부회장
[재계 촛점] SK 그룹 2인자는 누구일까?...조대식 수펙스 의장 VS 박정호 하이닉스 부회장
  • 남궁현 선임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2.11.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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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 과 조대식 SK 수펙스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과 조대식 SK 수펙스 의장

혹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는 꿈을 꾸게 된다면? 해몽(解夢)에 따르면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자신의 상태를 나타내고 아무 걱정거리 없고 힘이 넘쳤던 그 시절을 그리워 한다는 것이다. 서로간의 경쟁보다 순수한 우정이 밑바닥에 깔려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요즘 대학 동창보다 초등학교 동창을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맺은 인맥이 평생 지속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 재계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간의 우정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최태원 회장과 조대식 의장은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인 1960년대 중반은 베이버부머 세대가 넘쳐 날 때다. 

당시 웬만한 대도시 공립 초등학교는 한 학년이 1000명을 가뿐히 넘었다. 그에 비해 사립 초등학교는 많아야 서너개 학급 수준이었다. 우정과 인맥이 끈끈하게 유지될 수 있는 밑바탕이 마련된 셈.

이래서일까. 최태원 회장은 삼성물산에 다니던 조대식 의장을 지난 2007년  삼고초려 끝에 SK로 영입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조 의장을 SK그룹 내 2인자의 위치까지 오르게 했다. 중도에 입사한 SK그룹 내 ‘외인군단’들은 중도에 보따리를 싸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 의장은 십수년째 이런저런 노른자 보직을 거치면서 최 회장을 지척에서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 회장이 기업 인수합병(M&A)으로 SK의 몸집을 불려 나갈 때 조 의장의 의견을 많이 따랐다는 게 SK그룹 고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 의장이 삼성물산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M&A 담당 상무 등을 역임하도록 힘을 발휘하기도 했단다. 

SK그룹 내에서 조 의장은 ‘영의정’ 등의 별칭으로 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 다음의 ‘2인자’라는 얘기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2인자가 단 1명이 아니라는 것. SK그룹 내에선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또 다른 2인자로 통한다. 박정호 부회장은 선경(현 SK네트웍스)에 입사해 SK텔레콤 등을 거쳤다.  

박 부회장은 2012년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큰 공을 세웠다. 당시 SK그룹 내부에선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이 강력하게 인수를 추진했고, 박 부회장이 내부 반대를 추스르고 난관을 돌파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최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SK스퀘어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를 주축으로 한 ‘SK ICT 연합’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 출신인 박 부회장은 최 회장의 대학 학맥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같은 대학을 나온 최 회장이 고려대 출신을 유독 챙기면서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그래서인지 SK그룹에서는 고려대 출신이 요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려대 학연의 집단의식에 내재된 끈적끈적한 저류(低流)는 매우 독특하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이게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가(家) 2.5세라고도 볼 수 있는 최태원 회장은 아직 후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다. 3세들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지 않고 있는데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이 진행중이어서다. 그러니만큼 그룹 내 2인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SK그룹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초에 관계사별로 순차적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핵심 경영진은 대부분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가운데 그룹내 실질적인 2인자 역할을 누가 하게 될 지 관심사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24일 “최태원 회장은 이른 바 2인자를 복수로 둬 서로 견제와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2인자로 통하는 조대식 의장과 박정호 부회장간의 역할과 위상에 양측의 머리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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