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 소식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 법정에 들어선 직후 듣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삼성측은 이날 오전 이 회장이 삼성전자 이사회 의결에 따라 부회장이 된 지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장은 이날 계열사 부당 합병·회계 부정 의혹 사건의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와 승진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면서 "많은 국민의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 부회장 승진의 이유로 글로벌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의 필요성이 절실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날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을 발의했고, 이를 이사회가 의결했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이 부회장의 승진은 지난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올해 54세인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일찌감치 승진 대상자로 꼽혔다.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관리하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는 이미 지난 2018년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돼, 사실상 회장으로 취급되어 왔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고 이건희 전 회장 2주기를 맞아 계열사 사장단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회장은 삼성이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측은 이 회장의 별도의 취임사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