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높이 8848m) 정상 등산로에서 최근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뉴욕타임스 등은 25일(현지시간) 좁고 위험한 등산로에 사람들이 몰려 최근 산악인 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의 주요 배경으로는 ‘병목’ 현상이 문제로 지목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전 영국인 로빈 헤인스 피셔(44)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고 하산하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고 전했다. 가이드 업체 관계자는 “오랜 등반 시간과 어려운 하산 과정에서 체력이 떨어져 사망했다”고 말했다.
앞서 24일에는 아일랜드 등반객과 오스트리아 등반객, 네팔인 가이드 등 3명이 사망했다. 23일에는 인도인 2명, 22일에는 인도인과 미국인 각 1명이 사망했다. 15일과 17일에도 각기 아일랜드인 1명과 인도인 1명이 등반 중 사망했다.
외신들은 사망 배경에 에베레스트의 ‘인간 체증’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봄 시즌인 3~5월은 등반객이 몰리는데 올해는 평년보다 기상 조건이 나빠 정상 등반이 가능한 날짜가 줄었다.
평년의 경우 5월 중 정상 등반이 가능한 날이 7~12일인데, 이번 시즌은 5일밖에 안 돼 2012년 이후 최악의 체증을 보여 한 번에 1명만 지나갈 수 있는 험난한 코스에 수백명이 몰렸다.
등반 시간이 길어지면서 등반객들이 탈진했다는 것이다. 23일 하산 도중 사망한 인도인 니할 바그완(27)은 정상에 오르기 전 12시간 동안 대기줄에 갇혀 있었다.
한 셰르파는 뉴욕타임스에 “에베레스트를 여러 차례 올랐지만 올 봄 체증은 최악”이라며 “추가 산소통 없이 정상에 오른 등반객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강풍이나 혹한이 아니라 체증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