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총 집권기간 15년을 의미하는 3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반면 국가 원로인 장쩌민, 후진타오 등 이른바 공청단 세력이 모두 사라져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가 더욱 공고화되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대표들은 대회 폐막일인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차기(20기) 당 중앙위원회 위원 205명과 후보 중앙위원 171명을 각각 선출했다.
그러나 2인자인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한정 부총리 등 4명은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편 이번 당 대회에서는 개막식에 장쩌민(96) 전 주석이 참석하지 않았고, 후진타오(80) 전 주석이 폐막식 도중 자리를 뜨는 이상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22일 폐막식 도중 내외신 기자들이 입장한 직후 후 전 주석이 시 주석 등과 잠시 대화를 나누는 가 하더니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 시 주석에게 다시 무언가를 말하고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어깨를 토닥이고 떠났다.
중국 공산당은 그가 건강상의 이유로 퇴장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후 전 주석은 중국 정치계 3대 파벌(태자당·공청단·상하이방) 가운데 하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리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후춘화 국무원 부총리가 뒤를 받치고 있다. 그런데 이날 발표된 20기 중앙위원회 위원(200여명) 명단에 리 총리와 왕 주석은 탈락했고 후 부총리만 살아 남았다. 이번 당대회에서 공청단이 몰락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에는 장 전 주석이 불참했다. 전날 발표된 주석단 46명 명단에 그가 포함돼 참석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나오지 않았다. 장 전 주석은 시 주석의 ‘정적’인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의 대부다. 당시 개막식에 장 전 주석 외에도 주룽지(93) 전 총리 등 상하이방 일부가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 폐막식에서 현 최고지도부(서열 1~7위) 중 유일한 상하이방이던 한정 국무원 수석부총리(7위)가 새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계파가 전멸했다.
이번 당대회 결과를 보면 태자당인 시 주석이 상하이방을 괘멸시킨 동시에 권력 분점을 위해 손을 잡은 공청단과의 제휴도 마감했다고 볼 수 있다.
고령인 장 전 주석과 후 전 주석이 건강상 이유로 불참하거나 퇴장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권력을 집중하고 장기 집권을 꾀하는 시 주석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