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흔들'...금융당국 전격 개입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흔들'...금융당국 전격 개입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2.10.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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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1조6000억원 규모 채권안정펀드 긴급 투입"
@레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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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흔들리자 금융 당국이 채권시장에 전격 개입하기로 했다.

최근 강원도의 레고랜드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선언으로 채권시장이 급속히 불안해지자 이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채권안정펀드 여유 재원 1조6000억원을 긴급 통입해 가격이 급락하는 단기채권을 신속히 매입하는 한편, 금융 기관을 중심으로 실제 투자 시 필요 자금을 납입하는 방식인 캐피털콜도 추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금융감독원과 5대 시중은행 재무 담당 임원을 불러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은행 LCR(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규제 정상화 조치를 6개월 유예하는 등 금융사 유동성 규제도 일부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LCR은 국제결제은행(BIS)의 유동성 비율 규제로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 비율을 뜻한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와 여신전문금융사에 대해선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등을 적극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산은이 운영 중인 채안펀드를 조속히 투입해 최근 자금시장 불안정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은 국정감사에 출석해 “(코로나19 사태 후) 채안펀드를 3조원 조성해 1조4000억원을 사용했고, 현재 1조6000억원이 남은 상태”라며 “이를 조속히 투입해서 레고랜드 PF-ABCP발 자금 경색 국면에 즉각 대응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 위축은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3분기 공모회사채 수요예측 실시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 예측은 총 65건, 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5000억원(39%)이나 감소했다. 경쟁률은 전년 동기(348%) 대비 152%포인트나 떨어진 196%를 기록했다.

업계는 일단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급한 불은 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PF-ABCP 시장 불안 등으로 신용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신용채권시장 위축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은 ‘최근 신용채권시장 상황 평가: 신용스프레드 확대 요인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올해 중 신용스프레드 상승에는 유동성 위험 요인이 가장 컸고, 특수채 등 초우량물 공급 확대에 따른 영향도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신용채권시장 불안이 크게 확산하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용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 방안을 차질 없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시장 수급 부담 완화 방안 마련, 중장기적으로는 신용채권시장 유동성 제고를 위한 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강원도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혔다.

문제가 된 레고랜드 ABCP구조를 살펴보면 먼저 레고랜드 개발사가 개발을 위한 자금을 ‘아이원제일차(제1차)’라는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여 시장에서 투자금을 모은 다음 이 투자금을 레고랜드 운영을 위해 설립한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출을 해주고 공사는 그 대출 채권을 담보로 투자자에게 ABCP를 발급하고 강원도의 지급보증을 받았다.

당시 투자 유치금은 총 2,050억원이었으며 권종은 50억원권이었고 신용 등급은 최고등급인 A1이고 만기는 3개월물이었다. 문제가 된 어음의 만기일은 지난 9월 29일이었으나 9월28일 보증했던 강원도가 갑자기 ‘기업회생’을 통보하자 29일 만기 연장에 실패하였고 강원도는 ABCP 등과 관련한 대출 의무 상환일에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거나 연장되지 않을 경우 만기일 오후3시까지 지급금 지급을 보증하였으나 이행하지 않아 결국 지난 10월 4일 특수목적법인이 부도처리되었다.

ABCP(Asset Back Commercial Paper)는 ‘자산담보기업어음’으로 주로 부동산개발 사업을 할때 발행하는 어음으로 기존의 ABS(자산유동화증권)보다 금리 등에서 조금 더 사업자에게 유리하여 최근 부동산 개발에 많이 활용되는 어음의 종류이다.

투자자들은 ‘레고랜드’라는 브랜드 가치를 보고 미래의 매출이나 토지의 가치상승을 기대하였으며, 결정적으로 강원도라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증을 믿고 투자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강원도의 지급보증 불이행으로 다른 지자체 뿐만 아니라 한국채권시장 전체의 조달 금리가 치솟는 등 국가신인도의 악화로 비화될 여파가 커지고 있다. 현재 전국의 각 지자체가 보증하거나 발행한 ABCP는 11개에 금액은 1조3천억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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