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미래 도서관’이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소설가 한강이 26일 노르웨이 현지에서 미공개 원고 전달식을 가졌다.
이 원고는 2114년 공개돼 주변 나무들을 재료로 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신 공공도서관 주변의 ‘미래 도서관 숲’에서 특이한 원고 전달식을 개최했다.
‘미래도서관 프로젝트’란 이 행사는 2014년부터 100년간 매년 1명의 작가를 선정하고, 이들로부터 원고를 받아 미공개 상태로 보관하다가 2114년이 되면 이 숲에서 자라난 1,000그루의 나무를 활용해 출판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현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들의 미공개 작품을 다음 세대에 선물하자는 취지로, 한강은 아시아 작가로는 처음으로 이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작가로 선정됐다.
한강이 기증한 원고의 작품명은 ‘사랑하는 아들에게’로 작품명 외에는 내용 길이 등 모든 것이 비공개다.
한강은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100년 동안의 긴 기도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100년 뒤, 자신은 물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상상하면 무섭고 쓸쓸하지만 미래에도 인간은 여전히 살아가고 종이책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첫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한강 원고 전달식에 참여한 세계 각국 언론인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도 한강과 같은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한강의 원고는 내년 완공되는 이 공공도서관에 2114년까지 봉인될 예정이다.
전선화 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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