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이래 고로 가동 중단" 위기의 최정우호 포스코 리더십 '흔들'
"창사이래 고로 가동 중단" 위기의 최정우호 포스코 리더십 '흔들'
  • 남궁현 선임기자 hws1905@gmail.com
  • 승인 2022.09.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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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시인 이형기는 그의 시 ‘낙화’에서 가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걱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落花)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작금 이 시구가 더욱 절절하게 들릴 법하다. 

최근 포스코 안팎에서 최정우 회장의 리더십을 문제 삼아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 주목된다. 태풍 힌남노의 내습으로 포스코 포항 제철소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고로 가동이 중단되면서부터다. 

만약 '인재(人災)'로 판명될 요인이 조금이라도 나올 경우 최 회장의 경영능력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14일 관련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포항제철소에선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고로 3기의 가동이 멈췄으나,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철강반제품 생산을 재개했다. 

고로의 경우 지난 10일 3고로에 이어 12일 4고로와 2고로가 순차적으로 정상 가동에 돌입했다.

고로가 재가동을 시작했지만, 정상화는 아직도 요원하다. 

특히 냉천 인근에 있어 하천의 범람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압연 라인은 복구 작업에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복구 이후 장비, 기자재 점검 등을 고려할 때 내년에야 생산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측은 이와 관련, "배수작업이 80% 정도 진행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로 아래 지하 1∼3층에 깔린 생산라인 전선케이블 등을 완전 복구하려면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포스코는 1차 피해 복구 비용만 14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 차질과 재고 손실 등을 고려하면 피해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 대형 태풍이 오기 전엔 사전 예방작업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예방조치가 소홀했었다”고 꼬집었했다. 최 회장의 위기 대응 능력을 직접 문제 삼은 것이다. 

실제 지난 2003년 매미 태풍 때는 포항의 형산강교가 잠길 정도로 범람이 더 심했었으나, 물을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 둑을 쌓고 밤새 펌프로 물을 빼내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노조측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형일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장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제가 일하고나서 이런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며 "완전히 정지된 것까지는 아니지만 전기가 끊기는 경우는 처음 본다" 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침수피해가 예견된 사고여서 최 회장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그만큼 최 회장의 리더쉽이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린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6월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A씨가 같은 부서 상사 4명에게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발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최 회장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이를 돌리려 했다.

이 때문에 경북사회연대포럼, 포항참여연대 등 포항지역 시민단체들이 합동성명을 통해 “최정우 회장은 포항제철소 성폭행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실 리더십 문제는 지난 2018년 7월 최 회장이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조금씩 불거졌다. 

당시 회사측은 포스코 50년 역사상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비(非)엔지니어, 비서울대 출신이 회장 후보로 선임되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역시 최 회장이 혁신적인 리더쉽을 갖춰 포스코의 또 다른 50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성장이 정체된 철강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했는데, 이를 게을리 했다는 비판이 연이어 쏟아졌다.    

최 회장은 포스코의 새로운 화두로 ‘기업 시민’을 내세우기도 했다. 기업 시민이란 시민처럼 기업 역시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권리, 책임을 갖는다는 의미다.  허나 그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이런 구호를 외쳤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경영 환경에서 최고경영자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지 관심이 커진다”며 “리더십의 결여는 당연 퇴진 요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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