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 모녀, 세상과 단절된 채 암·난치병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다 사망
수원 세 모녀, 세상과 단절된 채 암·난치병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다 사망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2.08.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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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남부경찰서 제공
사진: 수원남부경찰서 제공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에서 모녀 관계로 추정되는 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들은 세상과 단절된 채 암·난치병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원남부경찰서, 수원특례시, 화성시에 따르면 21일 오후 2시 50분쯤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문이 잠긴 세입자의 방에서 악취가 난다"는 건물 관계자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이 세 모녀로 추정되는 시신들을 발견했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외상 등은 없었다. 이런 것 등을 근거로 경찰은 해당 주택에 살던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세 모녀의 먼 친척과 주변 이웃 등을 상대로 주변인 조사를 했지만 사망 경위 등은 아직 밝히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경찰에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당장 사인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알렸다. 이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정밀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망한 세 모녀는 모두 투병 생활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암을, 두 딸은 희귀 난치병 등을 앓고 있었다.

A씨에게는 아들도 한 명 있었지만 병을 앓다가 2019년 숨졌다. 남편은 아들이 사망한 후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났다.

세 모녀에게 세상에 가족은 세 사람이 전부였던 것.

A씨 등은 채무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보도에 따르면 A씨 유서엔 “딸들이 어릴 때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워 힘들었다. 빚 독촉을 피해 주소만 화성시에 두고 수원시로 이사를 왔지만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가 약 40만원인 집에 살고 있었지만 월세는 7월까지는 밀리지 않고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달 A씨의 보험료 16개월분(약 27만원)이 체납된 사실을 화성시에 통보했다.

이에 화성시는 A씨의 주소지로 등록된 기배동 집에 보험료 체납 사실과 복지서비스 안내가 담긴 우편물을 보냈다.

이후에도 보험료 납부가 이뤄지지 않자 기배동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3일 직접 A씨의 주소지로 방문했으나, 주민들로부터 "A씨는 여기 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모녀는 10여년 전에 화성시의 지인 집에 주소 등록을 하고 2020년 2월 40㎡, 12평 남짓한 이 다세대주택으로 이사했다. 이웃과도 단절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모녀는 전입신고도,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복지 서비스 신청이나 관련 상담도 전혀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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