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9일 새만금에서...
바다였지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 갯벌이었고요.
새만금이 막아버린 바다...
바다는 사라지고
갯벌은 이제 들판이 되었습니다.
바닷물이 밀려오는 것을 제일 먼저 알았던
작은 독섬은 이제 흙바닥에 덜렁 앉아 있어요.
한 줄기 남은 갯골에 새들이 모여들어요.
- 검은 이마띠 눈테가 노랗다/ 꼬마물떼새
- 흰물떼새 -
- 흰물떼새/ 이마에 흰털 V라인 -
꼬마물떼새가,
도요새들이 저녁을 먹어요.
목욕을 하고 하루를 쉬려 하지요.
- 머리가 붉고 다리는 노랗거나 연둣빛/ 종달도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무슨 짓을 저질렀을까요.
먼지 풀풀 날리는 새만금 탐조를 다녀오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저 여린 목숨들 때문에 목울대가 아픕니다.
- 심포 거전리 갯골 노랑부리저어새
배수갑문이 열리고 물길이 터져 바다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고 갯벌은 퍼덕이는 생명으로 북적이는 상상을 해요.
갯것들이 다시 갯벌을 살려
수런수런 새들의 천국이 되겠지요?
......
마음은 아직도
바람 가득한 새만금 벌판에 서 있습니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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