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면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닥터 둠(비관론자)'이란 별명을 가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도 세계적 경기침체론에 힘을 실었다.
2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IMF가 세계경제 전망 수정보고서를 내놓은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린차스 수석은 "현재 환경은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작은 충격조차도 미국이 경기침체로 기울도록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미 행정부는 낮은 실업률과 탄탄한 고용지표를 토대로 경기침체 상황은 아니라고 역설하지만 IMF는 사뭇 다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린차스 수석은 미국의 노동 시장이 강력하고 실업률이 3.6%로 매우 낮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이 계속되면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노동시장도 점차 냉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린차스 수석은 별도 블로그 글에서는 "이번 경제 전망은 4월 전망 이후 매우 어두워졌다"며 "세계가 조만간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장자리에 서게 될 수 있다"고 글로벌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IMF는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각종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치보다 2.5%포인트 오른 -6.0%로 조정해 눈길을 끌었다. 서방의 전면적인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금융 부문을 안정시키려는 러시아 정부의 각종 조처가 경제 활력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월가의 ‘닥터둠’(비관론자)이라 불리는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짧고 가벼운 경기침체’에 대한 기대는 “완전한 망상”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루비니 교수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과 높은 채무 부담이 맞물려 미국 경제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기록적으로 높아진 선진국들의 부채 부담이 하위 섹터로 점차 번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과거 경기침체와 비교하면 오늘날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과 역사적으로 높은 부채 비중이란 차이점이 있다”면서 “이번 침체는 통화 긴축에 따른 것이고 재정 여력도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등 앞선 경기침체는 대규모 통화·재정 부양책으로 버텼지만 이번엔 두 카드 모두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는 스태그플레이션과 심각한 채무 위기가 맞물려 1970년대와 2008년 금융위기 보다 더 심각한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