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재계도 바빠졌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만찬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공장 방문 등 만남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재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하고 공급망에 대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책도 기대했다.
1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구광모 ㈜LG 대표·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같은 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5대 그룹에 한화·OCI·네이버 등 총 10개 안팎의 기업들이 참석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도 방문한다. 이재용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등이 바이든 대통령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 정부 출범 후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재계와 만남을 가지면서 역할과 위상을 강화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경제 안보 품목에 대한 동맹을 강화하고, 공급망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앞서 윤 대통령도 지난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인도 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다양한 경제 안보에 관련된 사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대미 투자를 위한 세제 혜택과 자금 지원 등 미국 정부의 지원책도 기대된다. 4대 그룹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미 상무부와의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약 44조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혔었다.
특히 그동안 미국 보호무역 통상 기조의 근거가 된 '무역확장법 232조'의 개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수입 품목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수입량을 제한하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이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당 조항을 근거로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재에 관해 수입규제 행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재계에서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개정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며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선물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내 기업인들과 접점을 늘리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언제나 그렇듯 정상과 만남, 외교 과정에서 민간 기업들의 원활한 교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와 배터리 등 경제 안보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다"며 "미국과의 경제 안보 협력이 강화는 기업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