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소신인가 뒤끝인가...퇴임 앞두고 인수위 작심 비판
이동걸 소신인가 뒤끝인가...퇴임 앞두고 인수위 작심 비판
  • 남궁현 선임기자 woolseyjr@naver.com
  • 승인 2022.05.0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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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장@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산업은행장@산업은행 제공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달랐다. 이동걸 회장은  마지막까지 ‘작심 발언'을 연거푸  쏟아냈다. 지난 2일 퇴임을 앞둔 마지막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그간 5년 간 회장으로서의 소회를 밝히는 것을 넘어 새 정부를 향해 비판을 이어갔다. 통상 정권이 바뀌면 산업은행 회장 등 국책은행 수장은 사의를 표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허나 이 회장은 새 정부의 공약에 날을 세우며 정면 비판했다. 

이 회장은 우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해 작정한 듯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특혜받은 지역”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었던 산은 부산 이전은 새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과제로 확정됐다.

그는 “산은 부산 이전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이뤄지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결정은 불가역적인 결과와 치유할 수 없는 폐해를 야기할수 있다”며 “산은 지방 이전은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산은 부산 이전이 부울경에 2조~3조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전혀 근거가 없다”며 “국가 경제에 미치는 막대한 마이너스 효과는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균형 발전은 지속가능해야 하고, 국가전체 발전을 전제로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 두개의 금융중심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선 "산은은 은행인 동시에 정책금융기관임으로 정부와 정책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회장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순리라고 평소 생각해 왔다"며 "그런 의미에서 새정부 출범에 맞춰 사임의사를 전달한 것이지 다른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기관장 교체와 흠집 잡기, 흔들기 등 소모적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새 정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회장이 언급한 '흠집 잡기, 흔들기' 등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인사 논란에서 인수위가 산은을 타깃으로 삼은 걸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수위는 금융위원회가 산은에 유관기관에 대한 임기말 인사를 중단하라는 지침을 두 차례나 보냈다며 대우조선 대표가 선임된 배경에는 이 회장이 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인수위에서 산은 간부들을 소환해 질책한 것도 이 회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합병이 불발된 대우조선해양과 매각이 무산된 쌍용차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조선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꼭 필요하다. 국내 조선 3사가 공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빅2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며 “저는 실패했지만, 다음 정부는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쌍용차와 관련해서는 “회생법원이 관리하므로 산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면서도 “잠재적 인수자들이 산은 자금지원 기대하는 것 같지만, 쌍용차는 본질적 경쟁력이 매우 취약해 지속가능한 사업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자금지원만으로는 회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지난 5년간 산은이 한 일이 없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적 비방"이라며 "내가 2017년 산은 회장에 취임할 때는 기업 구조조정 현안이 잔뜩 쌓여 있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구조조정이 거의 추진되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 회장은 문 정부에서 국책은행장 중 가장 정치색이 강한 인물로 분류돼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노무현 정부 때는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냈고 2017년 문재인 대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을 거쳐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산은 회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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