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차전의 시대가 끝났다고?....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우
[특별기고] 전차전의 시대가 끝났다고?....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우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2.04.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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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 칼럼리스트
마종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칼럼리스트
마종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전과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지상전의 제왕이라고 일컷는 전차가 무인기 및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되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이제 전차는 더 이상 지상전의 제왕이 아니고 폐기처분 대상이 아니냐는 관측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동부전선에서 이번 전쟁의 향방을 가를 대규모 전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서방국가들에게 많은 수량의 전차를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우방국들의 협조를 구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아-아 전쟁과 러-우 전쟁에서 파괴된 전차를 보자. 모두 러시아제 T-64와 T-72 전차다.  물론 서방국들의 전쟁이 아니고 러시아 무기로 무장한 나라들의 전쟁이었기에 파괴된 전차들이 대부분 러시아제인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너무 손쉽게 파괴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러시아의 전략전술상의 허접함이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또 하나 밝혀진 사실은 우리를 더 놀라게 한다. 원래 러시아의 숫적 주력전차인 T-72는 T-64의 개량형이다. 냉전시대에 탄생한 T-64는 서방국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잦은 고장과 형편없는 명중률 등의 문제로 이를 개량한 것이 T-72 전차다.

이후 3세대 형으로 T-80U 전차가 개발되었다. 이 전차는 러시아가 개발을 마쳐 놓고도 소련 붕괴후 국가파산 지경에 이른 경제사정으로 자국 배치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불곰사업'으로 한국에서 빌려간 돈 대신에 우리에게 나사 하나도 건들지 않고 원형을 그대로 넘겨 준 모델이기도 했다. 그 후로도 비싼 가격 때문에 대량 양산이 되지 않고 모스크바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제1근위전차군에만 배치되었다 한다.

이후로도 러시아는 숫적으로 모자라는 3세대 전차를 보강하기 위해 T-80의 저가형 모델인 T-90을 개발해 주력으로 삼으려 했으나 서방국들의 계속된 경제제재로 인해 충분한 수량을 제작,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러시아가 자랑하는 3.5세대 최신형 전차인 T-14 아르마타의 경우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의 구세대 기갑전력이 개죽을 쑤면서도 신형전차들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신형전차 전력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열악하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경우는 3세대 이상 전차가 숫적으로도 주력을 이루고 있다. 3세대 전차들은 적의 대전차미사일이나 로켓을 탐지하는 장비와 이에 대응수단을 갖추고 있다. 이전 세대의 전차들은 포탑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전차장이 적을 발견하여 재빨리 공격하거나 회피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에 보낸 러시아의 기갑 전력이 상식 이하로 드러났다.

대부분 훈련이 부족한 신병들인데다가 T-72 전차의 경우 케로젤식 자동장전 장치가 있어 전차의 승무원이 전차장, 조송수와 포수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동장전 장치가 없는 전차의 경우는 장전수 포함 4명이 탄다. 우리 K-1은 4명, K-2는 자동장전이기 때문에 3명이다). 그런데, 러시아는 초기에 우크라이나를 얕보고 면밀한 전략전술없이 무대뽀로 밀고 들어가다 크게 당하면서 전차병 다수를 잃었고, 탈영병이 속출한데다가 우크라이나에 투항한 병력까지 나오면서 전차병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3명이 탑승해야 할 전차에 전차장이 없이 조종사와 포수 단 2명만으로 작전에 나서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니 주위 상황을 파악하고 지시를 해야 할 전차장 없이 어찌 전차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더 치명적인 사실은 러시아 전차의 성능상의 문제다. 러시아는 엔진기술이 허접하다. 때문에 서방국들과 같은 고출력의 엔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출력이 강한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한 T-80 계열이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숫적으로 충분하지 못하다. 그렇다 보니 러시아는 전차의 크기를 줄여 낮은 엔진출력에 의한 기동성 저하를 보완하고 피탄면적을 줄이는 쪽으로 전차를 개량해 왔다. T-72의 경우 46톤에 불과한 중량이다. 당연히 장갑이 얇을 수 밖에 없고, 한방 맞으면 쉽게 뚫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엔진이 760마력 수준으로 전차중량이 가벼움에도 불구하고 기동력이 떨어진다. 대전차 미사일을 발견하면 적외선 차단 연막을 뿌리고 재빨리 순간기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상부공격탄이 터져도 치명적 피해를 피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특히 후진 기동에 아주 취약하다고 한다. 50톤이 안되는 중량에도 최고속도가 60Km/h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K1의 경우는 55톤 정도에 1,200 마력, K-2는 60톤에 이르는 중량에 1,500마력 엔진을 사용해 최고속도가 70Km/h에 이르며 순간기동 능력도 훨씬 우수하다.  즉, 장갑도 튼튼하고 회피능력도 우수하다는 것이다.

이라크전에서 미국과 연합군 전차가 이라크의 최정예 T-72 전차부대의 매복에 걸려 맞부딪혔을 때 이를 전멸시켰던 미군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한마디로 종잇장 같았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전에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T-72가 그냥 한방에 뻥뻥 뚫리더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전차포도 아닌 브래들리 보병전투차의 중기관포에도 뚫리더라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도 러시아의 전차는 우크라이나의 장갑차에게도 파괴되는 모습을 보이며 그 사실을 입증했다. 더욱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일단 뚫리면 내부 유폭이 너무 쉽게 일어나 아예 전차의 포탑이 통채로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뚜껑이 따진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포탑이 통채로 뜯겨져 나간 러시아군 전차. @우크라이나 국방부 페이스북 캡처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포탑이 통채로 뜯겨져 나간 러시아군 전차. @우크라이나 국방부 페이스북 캡처

여기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케로젤식 자동장전장치가 구조적으로 유폭에 취약한 구조라는 분석을 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 서방제 전차처럼 탄두와 장약이 결합된 탄피형이 아니라 탄두와 장약을 따로 장전하는 장약분리형이라 그렇다는 말도 있지만 이 두가지 모두가 유폭에 아주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러시아 전차가 덩치가 작다 보니 실내공간이 아주 협소하고 포탄을 안전하게 적재할 공간이 없어 이곳저곳에 분산되어 적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피탄에 의한 유폭이 쉽게 일어나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분석들을 종합해 보면 최근 다수의 러시아제 전차가 쉽게 파괴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현실이 명확히 이해가 된다.
러시아의 기갑부대가 당하는 영상을 보면 이런 취약점에 대한 대응이 전혀 안되고 있는 모습이다. 적이 어디서 쏘고 있는지도 모르고 우왕좌왕 대거나 전혀 엉뚱한 곳으로 대응사격을 가하고, 소프트킬 하드킬이라 불리는 능동방어 장치가 작동하는 모습도 전혀 안보인다. 그리고 빠르게 회피기동을 취하는 모습도 없다. 아뭏든 한마디로 상식이하이고 이해불능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아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차전을 계속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 대규모 전차전을 예고하고 있으며 더 많은 전차를 원하고 있는 것만 봐도 전장에서 전차의 필요성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현대의 3세대 전차이후의 미래형 전차들은 이런 데 대한 대응을 잘 갖추고, 더 더욱 개량 또는 개선되는 쪽으로 개발이 진행될 것이다.

한국의 K1 전차는 K1E1, K1E2로,  K1A1은 K1A2로 계속 개량되고 있고, K-2 전차도 있지만 이 3세대 전차들은 대전차미사일이나 공중 공격에 대한 방어능력에 대해 더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러시아의 전차들과는 기본 설계 자체가 다르고 성능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다소 안심이긴 하다.

앞으로 한국의 전차들의 성능을 제고하고 전략전술을 더 가다듬고 포병과 공중전력, 보병과의 3차원 입체작전 개념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우크라이 전쟁은 우리에케 커다란 교훈을 남겨주고 있고, 이를 계기로 우리 군이 한층 더 다듬어질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러시아의 방산비리가 얼마나 큰 국가적 재앙을 일으키고 있는지도 각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방산비리도 아직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 이거 바로 잡지 못하면 우리도 러시아 꼴 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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