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레이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제사보다는 '잿밥'에 눈독 ?
[재계 레이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제사보다는 '잿밥'에 눈독 ?
  • 남궁현 선임기자 woolseyjr@naver.com
  • 승인 2022.04.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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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KFC)부터  언론(이데일리)까지...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기업 인수합병(M&A) 방정식이다. 업종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다. 실제 KG그룹은 비료·화학에서 시작해 언론, 금융정보, 교육, 택배, 전자결제, 식음료, 제철 등을 망라한다. 

그러다보니, 기업 고유의 아이덴티티도 없고 오직 ‘쩐’만 쫓는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물론 M&A를 통해 이른바 '좀비 기업'을 회생시킨 공은 분명 평가받을 만하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이런 곽재선 회장이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질 요량이다. 최근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로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청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처지다. 

쌍용차를 인수하더라도 만성적자와 부채 상환 등을 감안할 경우 실제 이익을 내기까지는 상당 기간의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정상화 자금으로 2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추정도 나온다. 전기차 전환, 신모델 출시 등을 위한 막대한 투자 자금을 추가로 쏟아 부어야만 한다. 

이 대목에서 그토록 ‘쩐을 밝히는’ 곽재선 회장이 왜  쌍용차에 눈독을 들이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곽 회장이 나름 가지고 있는 M&A 키워드를 이해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땅’이다. 

기업 본연의 가치보다는 그 기업이 보유하는 부동산에 주목한다는 얘기다. 지금 당장 저평가되었더라도 개발이라는 호재를 주사하면 그 가치는 몇 배나 뻥튀기되기 때문이다.

쌍용차 평택공장 인근에 수서발고속철도(SRT) 평택 지제역이 개통되면서 이 일대에 부동산 개발 열풍이 일었다. 

장부가액만 6814억원으로 시세는 9000억원 안팎이다. 평택공장에서 지제역까지 거리는 약 3㎞에 불과해 근접성이 뛰어나다. 

지제역 개통 전후로 평택공장 주변은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돼 사방이 아파트단지다.

게다가 지제역 북서쪽에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와 고덕신도시 조성사업, 지제역 북동쪽에는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등이 진행 중이다.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평가한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됐다. 

가장 알짜로 평가되는 칠괴동 소재 부지는 지난해 3월말 기준 장부가는 7070억원이다. 현재 시세는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용도변경으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경우 가치는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18일 “KG그룹은 KG스틸과 쌍용차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근거가 빈약하다”며 “결국은 부동산을 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실 KG그룹은 부동산을 통해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곽재선 회장은 그룹 모태인 KG케미칼을 인수했을 당시 부동산 가치로 인해 빠른 경영 정상화가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KG케미칼 부천공장 부지를 보금자리주택 부지로 지정하면서 KG케미칼에 1000억원대 현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부동산의 잠재적 가치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된 셈이다.  

동부제철(현 KG스틸)을 인수할 때도 자회사인 동부인천스틸의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31만5595㎡(약 9만5000평)의 부지 활용이나 매각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당시에도 실제 거래가격이 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곽 회장의 쌍용차 인수 포석에는 또 다른 노림수도 있다는 재계 일각의 관측이다. 바로 후계 구도 정립이다.

KG그룹은 지난해 5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며 ‘대기업’에 등극했다. 

곽재선 회장과  그의 장남 곽정현 KG스틸 부사장이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숙제를 마주하게 됐다는 것이다. 

KG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곳은 KG케미칼로  KG이니시스, (주)KG, KG에너켐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KG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지분 19.80%를 보유한 정보 서비스업체 KG제로인, 2대주주는 17.14%를 보유한 곽재선 회장이고, KG제로인의 최대주주는 지분 34.81%를 가진 곽정현 부사장이다. 

곽 부사장은 KG그룹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그룹 전반을 지배하기에는 부족하다. 

재계 관계자는 “곽정현 부사장의 그룹 지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쌍용차를 인수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 인수 주체로 KG제로인, KG케미컬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곽 부사장은 배수빈 전 아나운서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KG케미칼 지분 0.02%를 갖고 있다.

곽재선 회장의 딸이자 곽 부사장은 동생인 곽혜은 씨는 현재 이데일리 상무로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데일리의 지난 2020년 매출은 314억억 원으로 다른 계열사에 비해 큰 편은 아니지만 언론사라는 특성을 활용해 업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이데일리가 KG그룹의 핵심 계열사라고 보긴 어려워 곽 부사장과 경영권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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