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윤 후보, ‘적폐청산’ 수사 발언 정면충돌..노무현 서거도 소환
문 대통령-윤 후보, ‘적폐청산’ 수사 발언 정면충돌..노무현 서거도 소환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2.02.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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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모습./사진: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모습./사진: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대선 정국에서 윤석열 후보의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 발언을 계기로 정면충돌했다.

지난 2013년 윤석열 당시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은 국정원을 압수수색하고 수사 과정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음을 폭로한 후 좌천됐다.

촛불혁명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고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윤석열 후보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임명했다.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최초로 고등검찰청 검사장을 거치지 않고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취임할 정도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2019년 가을에 발생한 조국 사태와 검찰의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여권의 관계를 악화시켰다.

윤석열 후보는 2021년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유력 대선 후보가 됐고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 발언으로 윤석열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의 인연은 악연으로 귀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개최된 참모회의에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며 “그리고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며 윤석열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10일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후보의 발언은) 선거 전략이라면 저열하고, 소신이라면 위험하다. 최소한 민주주의자라면, 이런 발언은 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사과하면 깨끗하게 끝날 일이다. 이런 사안으로 대통령을 선거판으로 불러낸 것에 정말 유감이다. 이런 것이 정치적폐이자 구태다”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MBN ‘종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의 발언에 대해 “현직 대통령과 현재의 정부가 잠재적인 범죄자인 것처럼 들렸다”며 “현 정부 내에서 검찰총장을 지내신 분으로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172명 소속 의원 전원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해 윤석열 후보에게 ▲정치보복 발언 철회 및 사죄 ▲대통령 후보 즉각 사퇴 ▲배우자 주가조작 수사 협조 등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후보의 정치보복 선언은 단순한 망언으로 치부할 수 없다. 헌법적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헌적 발상이자 대화와 타협의 민주정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다”라며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정치보복을 선언하고,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대통령의 자격이 없음을 자인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부인의 주가조작과 경력사기, 장모의 땅 투기와 부정비리는 철저히 외면하는 윤 후보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윤 후보의 공정과 상식은 무엇인지, 윤 후보가 꿈꾸는 미래가 검찰공화국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수사, 정치보복의 결과를 목도했다. 정치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 내고,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불행을 똑똑히 지켜봤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됨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게이트 사건 하나 없이 끌고 온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정치보복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에 저희들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원회 의장은 10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을 치졸한 정치보복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평생 검사만 했던 윤석열 후보이기에 행정부의 수반을 꿈꾸면서도 그토록 쉽게 하명 수사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 “내 사전에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는 없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우리는 정치보복이 불러온 가슴 아픈 순간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런 비극을 다시 반복하겠다고, 지금 윤석열 후보가 공언하고 있다”며 “검찰 쿠데타로부터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지키고자 한다”며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실 대변인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비례대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언론·미디어 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초선)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7년 적폐수사는 촛불혁명으로 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나 수사한 것이고 윤석열 후보가 말한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는 드러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수사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는 10일 서울특별시 서초구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열린 ‘(사)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저 윤석열 사전에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는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자신의 생각이 같음을 밝혔다.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을 강조해 오셨다”며 “저 역시도 권력형 비리와 부패에 대해선 늘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처리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려 왔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적폐는 무엇인지에 대해선 “오늘은 그 얘기는 안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개최된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배우자 김혜경 씨 관련 의혹들에 대해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금은 내가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상대당 후보가 되는 것을 막으려고 싫어하면서 찍으려고 하는 유권자들의 생각을 과감하게 바꿔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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