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전투기의 눈' AESA 레이더 방위산업 국산화의 파장
[객원칼럼] '전투기의 눈' AESA 레이더 방위산업 국산화의 파장
  • 마성기 칼럼리스트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2.02.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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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기 칼럼리스트/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마성기 칼럼리스트/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최초의 국산전투기인 KF-21 보라매의 시제기가 작년에 선보이면서 우리 일반 국민들에게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용어로 등장한 것이 있다. 바로 '전투기의 눈'이라 불리는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다(AESA) 이다.

4.5 세대 이후의 최신 전투기에 필수로 들어가는 최첨단 레이더다.
기존의 송수신부가 따로 있어 회전하며 탐색을 하던 기계식 레이더와 달리 각각 송수신기능을 담당하는 수천개의 소자가 잠자리의 눈처럼 배열돼 있어 안테나를 회전시키지 않고도 전파의 주사각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다재다능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뿐만 아니라 SAR(전자파 흡수) 기능이란게 있어서 악천후 속에서도 지형지물등을 3차원 영상으로 스캔해 볼 수 있어 야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도록 하며, 표적을 정확히 식별해 낼 수 있다.  또한 이 레이더를 이용해 전자전도 수행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만능의 '외계의 눈'이라고도 일컷는 최첨단 기술이다.

애초에 우리가 F-35를 미국으로 부터 도입하는 댓가로 KF-21에 들어가는 4대 핵심기술의 하나로 이 AESA 기술을 이전 받기로 했었다.  그러나 미국측은 미의회가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 버렸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에게 전투기의 다른 기술을 전수해 주더라도 4대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할 능력이 없고, 그 기술이 없으면 사실상 날아다니는 깡통에 불과한 껍데기 뿐인 전투기 밖에 안되기 때문에 우리가 중도 포기하거나 만들더라도 미국의 전투기들과 경쟁할 수 없게 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 4대 핵심기술중 하나인 AESA레이더를 보란듯이 자체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사실은 오래전 부터 개발해 오던 중점사업이었지만, 실제 우리 실력을 숨겨 오면서 연막작전을 펼쳐 왔던 것으로 판단된다. 아마 나머지 기술들을 의심없이 이전받기 위해 안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요구했던 '뻥카'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이라면 절묘한 협상술이었던 것이다. 

미국은 실패할 것이라던 KF-21 개발 과정을 지켜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한국은 진짜 자기들 실력을 감추고 있다"며 의혹을 숨기지 않았다.

어쨌든 AESA 기술이 자체개발에 성공하고 그 응용범위가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우리의 방산기술이 획기적으로 도약하고 있다는게 감지되고 있다. 적의 공격원점을 정확히 탐지해 원점타격이 가능한 대포병 레이더로 부터 적의 항공기나 탄도탄등 비행체를 탐색, 추적할 수 있는 3차원 대공레이더, 각종 함정용 레이더, 근접방어시스템(CIWS-II)용 레이더등 첨단무기에 속속 활용되고 있다. 원래 원천기술이 어려운 것이지 한번 개발하면 그로부터 파생되는 응용기술 확보는 누워서 떡먹기다.

국산 경전투기인 FA-50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큰 이유가 바로 공중전 성능의 부족이었다. BVR(가시거리밖) 전투능력의 부재가 핵심 이유다. 현재는 사거리 20~30Km 수준의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적을 상대할 정도의 AIM-9 적외선 추적 미사일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데 요즘 웬만한 전투기들은 이 범위를 훨씬 초과하는 먼거리의 적기를 장거리 요격용 미사일로 먼저 보고 먼저 쏘는 쪽이 이긴다. FA-50은 뛰어난 기동성을 지닌 기체임에도 이런 기능이 빠져 있었던 거다.

그래서 수출에 제한이 걸려 있어서 우리는 FA-50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해 왔었다. 그 핵심이 바로 FA-50용 AESA 레이더 였는데, 최근 유출되고 있는 관련 소식들과 LIG 넥스원측의 연구논문 등이 공개되면서 이에 대한 소문의 진위가 드러나고 있는것 같다.

AESA 레이더/방위사업청
AESA 레이더/방위사업청

KF-21의 AESA 레이더는 한화시스템이 만들지만 원래는 우리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레이더 및 미사일의 명가로 불리는 LIG넥스원이 선행연구를 통해 기술적으로 더 앞서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한화가 개발업체로 선정되면서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그러나 최근 소식에 의하면 LIG 넥스원이 AESA레이더의 소형화 기술을 개발해 왔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것이 FA-50용이라는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FA-50은 소형기체인 관계로 레이돔이 작다. 때문에 그 작은 레이돔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AESA 레이더를 찾는데 애를 먹었고, 결국은 국산으로 개발한다는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LIG 넥스원은 여러 신기술을 개발해 AESA 레이더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한다. 각 모듈을 통합하고 일체화하는 기술을 새로 개발해 레이더 모듈의 크기를 줄이고 두께를 줄임으로서 레이돔의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을 수 있도록 하여 소자수를 줄이지 않고도 작은 기체에 통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덕분에 크기가 작으면서도 소자수는 KF-21용과 비교해 30여개 정도 적은(1024개), 거의 비슷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기술을 KF-21용에 적용하면 F-35의 1,200여개 소자 보다 많은 1,400여개의 소자를 집적할 수 있어서 그만큼 더 강력한 성능의 레이더를 만들수 있다.  거기다가 사용되는 질화갈륨 소자의 성능도 우리가 개발한 소자들의 성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판명되었으니 대충 계산해 봐도 미국제 AESA 레이더의 성능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과제는 소프트웨어 기술이긴 하지만, 하드웨어적으로는 세계최고임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해군함정 쪽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각종 현대식 함정을 자체건조해 오면서 해군 강국으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는 우리가 만들지만 레이더 등 각종 센서와 무기를 연동할 수 있는 전투체계(컴퓨터 및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는 외국제를 수입해 달아야 했던 반쪽짜리 국산이었다.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의 핵심인 이지스 전투체계는 미국제였고, 우리나라에 방공구축함 시대를 열어준 광개토대왕급 KD-1, 이순신급 KD-2는 영국제 시스템을 도입했었다. 그러나 지금 이 두 체급 함정의 전투체계는 완전 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외국제 전투체계는 판매국에 의해 우리 전투함의 성능과 제원이 낱낱히 파악되기 때문에 우리만의 전술을 구가할 수가 없고, 업그레이드 및 유지보수를 핑계로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한번 고장나면 부품수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몇 개월씩 작동이 안돼 사용할 수 없는 '깡통 함정' 신세로 전락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AESA레이더의 국산화가 이뤄져 전투기처럼 소형화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함정용 등에 먼저 적용이 되면서 전투체계의 국산화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최근 건조되고 있는 고속함이나 호위함 등은 전부 국산 전투체계가 적용되고 있으며, 그 업그레이드도 시시각각 이뤄지고 있다. 버전 1.0을 베이스로 해서 현재는 2.3까지 업그레이드 되어 적용되고 있으며 차기호위함에는 3.0이, 그리고 우리기술로 개발되는 최초의 국산 이지스함인 KDDX에는 버젼 4.0이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모든 것들이 앞으로 10년 이내에 이뤄질 일인데, 그렇게 되면 우리는 독자적인 첨단 무기로 무장한 군사초강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첨단 핵심무기의 국산화야 말로 외국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국방의 초석이다. 그 획기적 전환점을 AESA 레이더의 국산화가 가져다 주고 있다. 이게 그동안 축적된 각 분야의 산업기술과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는 반도체 및 IT 기술의 파급효과다.  앞으로는 한국이 방산분야에서도 선두주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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