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7개월 여 만에 또다시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를 내 6명의 근로자가 실종됐다.
이로써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명분이 더욱 강화되게 됐다.
현산은 이번 사고의 적용이 배제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건설안전기본법 등 관련 법에 따른 처벌이 이뤄질 수도 있다.
12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201동(완공 시 39층 규모) 23~34층 외벽이 무너지면서 6명의 근로자가 연락 두절됐다. 다른 1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산업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최대 징역형까지 부과할 수 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이번 사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향후 사고 조사결과에 따라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 진행을 지시했는지, 안전관리 지침은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에 따라 법적 책임이 따를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가 갱폼(평면 상·하부가 동일한 단면 구조물에서 외부 벽체 거푸집과 발판용 케이지를 하나로 제작한 대형 거푸집)이 강풍이나 불충분한 양생으로 무너지면서 외벽이 붕괴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조사결과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무리하게 타설을 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HDC현대산업개발 경영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광주 사고현장을 찾아 "불행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실종자분들과 가족분들, 광주 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 대표는 "저희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을 통감하며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앞으로도 추가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해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 직후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대국민 사과를 하며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한 바 있다.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은 안전경영실을 신설하는 한편 근로자 작업중지권 확대, 위험신고센터개설, 골조 공사 안전 전담자 선임 등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지만 이번 사고로 빛이 바랬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현재 현대산업개발이 관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공사를 전면 중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