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최전방 감시망 뚫려..20년 11월 귀순자 철책 통해 월북
새해 첫날부터 최전방 감시망 뚫려..20년 11월 귀순자 철책 통해 월북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2.01.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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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합동참모본부 제공
 사진: 합동참모본부 제공

새해 첫날부터 최전방 감시망이 뚫렸다. 2020년 11월 강원도에 있는 동부전선의 육군 제22보병사단으로 월책해 귀순했던 남성 A씨가 같은 부대 지역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했다.

군 당국은 월북자가 GOP(General Outpost, 일반전초) 철책을 넘을 때 감시장비에 포착됐지만 약 3시간 동안이나 월북 사실을 몰랐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어제(1일) 오후 9시 20분께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 확보를 위해 작전 병력을 투입해 DMZ에서 작전 중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 40분께 군사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후 확인 과정에서 같은 날 오후 6시 40분께 해당 인원이 GOP 철책을 넘는 장면이 과학화 경계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을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참의 한 관계자는 “(철책을 넘을 당시) CCTV(Closed-Circuit Television, 폐쇄 회로 텔레비전)에 포착됐는데 당시 CCTV 감시병이 인지하지 못했고 이후 재생 과정에서 월책 모습이 확인됐다”며 “철책에 설치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광망체계 경보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했지만, '철책에 이상이 없다'고 자체 판단해 철수했다”고 말했다.

감시장비가 이중으로 월북자를 포착하고 초동조치 부대도 출동했지만 군은 월북자가 철책을 넘은 후 신병확보 작전을 시작하기까지 3시간 가까이 몰랐고, 신병 확보에도 실패한 것.

합참 관계자는 “초동조치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확인했다면 하는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며 “현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요원들이 현장에 급파됐다”고 밝혔다.

군은 이 월북자를 A씨로 보고 관계기관과 합동 조사 중이다. 군 당국은 민간인통제선 일대의 CCTV를 확인해 인상착의를 식별해 월북자를 A씨로 판단했다.

A씨는 30대 초반이다. 귀순 이후 정보당국 조사에서 "기계체조 경력이 있다"고 진술했고 당시 당국은 A씨의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우리 측 요원을 동원해 두 차례 시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체중이 50여㎏으로 신장이 작고 마른 체구를 갖고 있어 높이가 약 3m인 철책을 비교적 쉽게 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한국에서 청소 용역원으로 일하며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생활을 해 왔고 작년 12월 30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대공 용의점 등은 현재까지 드러난 것이 없다.

A씨는 지난해부터 중국과 러시아로의 해외여행을 알아본 것으로도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2일 "우리 국민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오늘 아침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 측에 2일 오전과 오후 군 통신선을 통해 두 차례 대북통지문을 발송했으나 신변보호 요청에 대한 회신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A씨 신변에는 아직까지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A씨가 DMZ에 들어갔을 때 북한군 3명이 A씨와 접촉해 그를 북쪽으로 데려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3일 "(월북) 상황 발생 시 북쪽 지역에서 4명으로 확인되는 화면이 식별돼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세부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합참은 22사단에서 월북 당시 경계태세와 지휘보고 체계, 과학화 경계감시장비 정상 작동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월북은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차단을 위해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중에 발생해 A씨 안전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20년 9월 서해 최북단에 있는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40대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총살당했다. 당시 북한은 해당 조치에 대해 '국가 비상 방역 규정'에 따른 것임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황규환 대변인은 2일 “반복되는 경계실패 사건은 정권의 무능이자 안이한 안보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책임자에 대한 일벌백계와 재발방지책 마련, 반복되는 경계실패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평화번영위원회(위원장: 이종석)ㆍ국방정책위원회 위원장(김병주, 모종화)ㆍ스마트강군위원회 위원장(박종진, 김운용, 황인권)은 “이번 사건은 명백한 경계 작전의 실패다”라며 “우리 군 당국에 이번 사건에 대한 신속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은 물론, 다른 지역에 대한 경계태세를 철저하게 유지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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