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에서 좌파연합 후보 가브리엘 보리치(35)가 당선됐다.
4년전 프랑스 임마누엘 마크롱 대통령 당시 39세보다 4세나 어리다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치러진 결선 투표의 개표가 92% 진행된 가운데 보리치 후보는 55%를 득표하며 44%를 득표한 극우성향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5) 후보를 따돌리며 승리했다. 카스트 후보보다 10%포인트(p) 앞서고 있다.
극우 카스트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방금 보리치 후보와 대화했고, 그의 위대한 승리를 축하했다"며 "오늘부터 그는 칠레의 대통령 당선인이며 모두의 존경과 건설적인 협력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보리치 후보는 이날 투표 행사 후 "더 인간적인 칠레, 더 위엄 있는 칠레, 더 평등한 칠레를 만들겠다"며 자신의 공약을 되풀이했다.
지난달 21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카스트 후보가 27.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었다. 보리치 후보는 25.8%를 득표해 2위에 올랐다. 칠레 선거법상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리자가 결정된다.
AFP는 결선에서 보리치 후보가 카스트 후보를 예상보다 큰 격차로 따돌렸다고 전했다. 보리치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복지국가'를 약속하며 증세와 사회지출 증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보리치의 지지자인 역사교사 세바스티안 베라(35)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며 "칠레는 이제 복지국가의 개념을 시험하 수 있는 무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카스트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보리치 후보는 사회융합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복지 국가 모델을 주창하는 학생운동가 출신의 청년 정치인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칠레 최대 좌파연대(Apruebo Dignidad)에는 공산당도 참여하고 있다. 보리치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칠레의 좌향좌 개혁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칠레는 2019년 10월18일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같은 달 25일 불평등 항의 시위가 촉발하면서 이듬해 헌법을 새로 쓰는 대대적인 사회 개혁에 합의하는 등 '좌향좌' 기조를 보여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경제가 둔화, 민생난 해결을 위한 민간 연금 출금 허용안이 두 차례나 의회를 통과하는 등의 사태를 빚으며 안정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힘을 얻었다.
AFP는 적대적인 공격과 가짜뉴스 등으로 양극화된 칠레에서 새 대통령은 사회 갈등을 봉합하고 치유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