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종전선언의 전략적 선택에 대하여
[논평] 종전선언의 전략적 선택에 대하여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1.12.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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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기 객원 논설위원
마성기 객원 논설위원

 

윤석열 국민의 힘당 후보가 종전선언 반대를 표명한 바가 있었는데, 같은 당 출신의 나경원 전 의원도 최근 미국까지 가서 종전선언 반대를 설득하고 다닌다 하여 또 시끄럽다.

종전선언이 뭐라고 야당에 존재감 없는 전 의원까지 미국에 가서 난리를 치는가.  한 정파의 정략적 행동도 그 한도가 있는 것이다. 해서는 안될 짓을 하니 욕을 먹는거다.  문재인 정권을 편들어 주려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그냥 지금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보고 우리의 위치를 생각해 보자.  한가하게 정권이나 탐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정세를 왜곡하고 국민을 편가르기 할 상황이 아니란거다.

미중의 패권경쟁은 전쟁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막다른 골목을 향해 줄달음 치고 있다.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정학적으로나 국제정치역학적으로 우리가 이 상황을 피해 갈 수도 없다.  이 상황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

북한이나 남한이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상황을 상정하고 목숨걸고 핵을 만들었을 거다.  경제력으로나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남한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세계최강 한미연합군을 막아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론은 핵이 유일한 목숨줄이었다.  그러니 모든 역경을 마다않고 핵보유에 몰두한거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 또는 찍어 누르기 위해서는 한국의 힘이 꼭 필요하고 거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북한이다.  

미국이 생각하는 대북전략은 세갈래로 보여진다. 하나는 북한을 침략해 점령하는 방법이고, 두번째는 북한을 친미정권으로 만드는 방법이며, 세번째로 한반도를 평화적으로 통일시키는 방법이다.  그런데 첫번째와 세번째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침은 동맹국인 남한이 반대를 하고 있으며 그럴경우 동맹국의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중국이 소련식의 자체붕괴되는 것을 희망하는 하는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바로 전쟁으로 들어가야 하는 부담도 있다.  즉, 3차 세계대전이다. 세번째의 경우는 당장 남북이 통일이 될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하고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가 바로 두번째다.
일설에 의하면, 미국이 북한체제를 인정하면서 남북이 화해와 평화를 선언하고 김정은 체제의 안전보장을 위해 미군이 남북에 동시에 주둔하는 거다. 미군은 외관상 중국을 군사적으로 자극하지 않기 위해 평양 부근과 휴전선에만 주둔하고 동시에 남북의 군사적 분쟁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당연히 남북의 주력군은 후방으로 물러나 배치되고, 남한군은 서해쪽에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북한도 사실은 한미를 비롯한 서방세계를 두려워 하지만 사실상 중국을 더 두려워 한다고 한다. 대양세력 때문에 어쩔수 없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으면서도 중국이 자기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김정은이 외삼촌을 비롯한 친중파를 제거한 것을 봐도 그들의 속내를 알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체제를 달리하는 남한과 미국을 믿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고민속에 생존의 몸부림으로 만들어진 것이 핵이다. 그런 목숨줄을 거저 내 놓으라면 내 놓겠나. 내가 김정은이라 해도 절대 내놓지 않는다. 확실한 안전보장과 당근을 제시한다 해도 의심을 해소하고 신뢰를 구축하는데 꽤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물며 말로만 당근을 던지는 한미를 누가 믿겠는가.

솔직히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우리도 그 댓가를 지불해야 하지만 우리 의지대로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이해당사국이 많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편승해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미국의 의도를 배제하기가 힘들다. 이런 국제적 대립관계 속에서 우리의 자주적 의지와 행동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 자립과 군사적 자립인데 그 어느것 하나 요건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군사적으로는 전시작전통제권도 없는 식민지나 다름이 없는 나라다. 그러니 현재로서는 미국이 죽으라 하면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불쌍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을 계속 적대시 하고 대립과 대결을 심화시켜서 우리에게 유익한게 뭘까?

안보의 첫째는 주변에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다.  다음이 어쩔수 없이 전쟁을 해야만 할 경우에 적을 막아낼 힘을 기르는 것이고 이왕이면 이길 수 있는 강한 군대를 육성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북한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섣부른 판단을 못하게 해야 하고, 그렇잖아도 먹고 살기조차 힘들어 하는 북한이 이판사판에 몰리지 않도록 조금씩 퍼줄 때 퍼주면서 안전관리를 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그 정도는 퍼줘도 전혀 문제가 없다. 코로나 사태때 세계 각 국이 돈 푸는거 못봤나. 지금껏 우리가 북한에 퍼준건 새발의 피다. 그렇게라도 좀  퍼줘서 도발을 억제시킬 수 있다면 결코 그게 비싼 댓가가 아니다. 우리는 동족간의 안도주의적 차원이라는 아주 훌륭한 명분이 있고, 그 명분에 손해가 안가는 수준이라면 주변국들의 간섭도 배제할 수 있다.

종전선언을 한다고 남북간의 불신과 대립이 완전히 해소되는게 아니다. 전쟁을 종식시킨다는 의미일 뿐이며, 평화체제로 나아가자는 상호 의지의 표명일 뿐이다. 한발짝의 진전일 뿐이고 그런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의 숙제를 하나 푸는 것에 불과한데 그 당연한 것에 왠 태클이 필요한가?  그렇게 민족과 나라의 운명을 담보로 권력을 탐해야 할 만큼 우리가 한가한 나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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