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중소기업 기술 탈취 사건..."2등주의 뒤에 숨은 고질병"
LG유플러스, 중소기업 기술 탈취 사건..."2등주의 뒤에 숨은 고질병"
  • 남궁현 선임기자 woolseyjr@naver.com
  • 승인 2021.11.2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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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기업 문화에는 독특한 게 있다.

1등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2등주의(Fast Follower)’ 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지난 수십년간 1등 업체를 빠르게 뒤쫓는 전략으로 나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LG는 망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그룹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불거진 LG유플러스가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것은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 의혹은 스타트업인 청소연구소가 개발한 청소 매니저와 사용자를 중개해주는 앱을 표절했다는 것이다 

30일 관련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019년 청소연구소에 접촉해 업무제휴와 투자를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는 주요 자료도 챙겨갔다. 

LG유플러스는 청소연구소와 1년 넘게 협의를 이어나가다가  투자금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결렬됐다.

그러다가 LG유플러스가 ‘집안일 해결 플랫폼 앱’을 출시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청소연구소는 LG유플러스가 자사 앱의 세세한 부분까지 베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침해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일부 유사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가 표절 의혹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얘기다. 

LG그룹 계열사들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유플러스는 2003년 서오텔레콤에 특허기술에 대한 사업협력을 요청해 특허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4년 서오텔레콤과의 협의 없이 이 회사 특허기술을 탑재한 핸드폰을 출시했다. 그 직후 15년에 걸친 특허심판이 이어지면서 서오텔레콤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는 LG전자의 중소기업 영업비밀 침해 사례가 국정감사 이슈로 비화했다.

시스템 에어컨 승강그릴 제작업체인 릴테크가 개발해 납품해오던 제품의 발주를 돌연 중단하고 다른 협력사가 복제품을 만들도록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국감장에서 LG전자는 분쟁을 종결하는 조건으로 릴테크에 합의금 지급하겠다는 약속과 13억2885만원을 지급하라는 공정거래조정원의 조정을 이행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받았다.

릴테크의 사례와 비슷한 일은 2018년에도 있었다. 

LG전자가 반도체 소자 납품업체인 연우이앤티 특허제품의 복제품을 계열사인 LG이노텍에 생산하도록 한 것이다.
 
이후 법적공방이 시작되자 LG전자는 소 취하를 조건으로 연간 매출액 100억원 규모의 상거래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연우이앤티는 경영난을 겪어오다 2015년 결국 파산했다.

이밖에 LG화학은 2015년에는 중소기업 독자기술을 탈취해 유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의 과징금 철퇴를 맞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LG화학은 한 배터리라벨 납품업체로부터 기술자료를 부당 갈취한 뒤 자사 해외 법인에 이를 넘겼다. 이후 배터리라벨을 자체 생산하면서 기존 구매를 중단, 납품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사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기술 탈취에 제대로 대응해오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법률 비용과 오랜 재판 기간을 감수하고 법적 분쟁에 나서더라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가 이 같은 점을 파고들어 중소기업들의 기술을 교묘하게 탈취하고 있다는 게 재계 일각의 판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기술 탈취 의혹은 결국 2등주의에 안주하는 LG 기업 문화와 연결된다”며 “이를 타파하지 않고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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