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장' 박용만 일가 두산 경영 철수 잔잔한 '감동'
'아름다운 퇴장' 박용만 일가 두산 경영 철수 잔잔한 '감동'
  • 남궁현 선임기자 woolseyjr@naver.com
  • 승인 2021.11.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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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양대선거 앞두고 하마평 '주목'
박용만 두산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시인 이형기는 그의 시 ‘낙화’에서  가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걱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落花)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 )

최근 두산그룹을 떠난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일가에게 이 시가 더욱 절절하게 들릴 듯 싶다. 

박용만 전 회장은 2016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상징적인 의미로 가지고 있던 두산경영연구원 회장 직함을 유지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내던졌다.

더구나 박 전 회장의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와 함께 회사를 떠나게 된다

두산그룹 고위관계자는 17일 “박용만 전 회장은 두산그룹의 위기가 시작되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만 마무리 하면 회사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이라 여러차례 공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서원 부사장, 박재원 상무는 각자의 전문 분야에 맞는 일을 찾아 독립하는 것"이라고 덧붙었다.

박용만 전 회장은 2012년 3월 형인 박용현 회장의 후임으로 그룹의 회장으로 활동했다.

앞서 박용만 전 회장은 1995년 두산의 OB맥주 매각전을 진두지휘해 그룹의 위기를 넘긴 승부사적 기지를 발휘했다.  

나아가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신인 대우종합기계 인수합병을 지휘했으며 '두산의 운명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밥캣 인수 역시 그의 작품이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재계를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면모를 잘 보여줬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

박용만 전 회장은 2000년대 중반 비자금 조성 혐의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가 주도한 두산인프라코어 희망퇴직은 두산의 기업 이미지를 갉아먹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두산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펴려는 박용만 일가의  향후 거취로 이동하게 된다.

박용만 전 회장은 한때 총리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데다, 공중파 타큐멘터리에 직접 출연했을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서다.

때문에 다시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올 것이라는 게 재계와 정치권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더구나 내년 봄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 여야 모두가 탐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과 그의 아내 조수애 전 JTBC 아나운서의 활동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박서원 전 부사장은  아버지의 후광, 재벌3세라는 시선이 싫어 오히려 자기만의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부사장은 향후 유망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일을 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아나운서의 경우 ‘재벌 며느리’ 후광을 벗어나 방송 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구속수감 되어서도 월급을 받고, 말로만 용퇴를 내세우는 한국 재벌 풍토에서 박용만 회장 일가의 아름다운 퇴장은 눈에 띌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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