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용서받고 떠난 '쿠데타의 주역'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통해 사후 5ㆍ18 대독사과
사후 용서받고 떠난 '쿠데타의 주역'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통해 사후 5ㆍ18 대독사과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1.10.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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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사진: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사진: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후에 아들인 노재헌 미국 뉴욕주 변호사(현재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에 대해 대독사과했다.

아쉽지만 고인은 이미 용서를 받았다는 잔잔한 애도의 념(念)이 이어지고 있다.

노재헌 변호사는 27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전 유지에 대해 “국가에 대해 생각과 책임이 많았기 때문에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다 본인의 무한 책임이라 생각하고 계셨다”며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시겠다. 앞(앞으로의)의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평소에 하셨다"며 ”(이 유언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육성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평소 하셨던 말씀을 간단히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전부터, 특히 재임하자마자 광주 5·18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했고, 관련 특별법도 제정했다”며 "하지만 이후 5·18 관련 처벌도 받고 여러 정치적 상황에서 본인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5·18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을 중간중간 많이 피력하셨다”며 “그런데 10년 넘게 누워 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태여서 직접 말씀으로 표현 못 하신 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장지에 대해선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통일동산으로 하는 것을 정부와 협의 중임을 밝혔다.

한편 이날 고 노 전 대통령 빈소엔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전라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 씨가 와서 조문했다.

박남선 씨는 당시 계엄군에 잡혀 가혹한 고문을 당하고 사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형집행정지로 지난 1982년 12월에 석방됐다.

박 씨는 노 변호사와 악수하며 조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5·18이 발발한 지 41년이지만 실체적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분이 사죄의 말씀을 해 준 것도 없었다”며 “그런데도 고인이 되신 노 전 대통령께서는 아드님이신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여러 차례 '광주학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거기에 대해 사죄한다'고 이야기하셨다. 물론 본인의 육성으로 그런 얘기를 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께서 직접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아드님께 말씀드렸지만, 병석에 누워 계셔서 아드님께서 광주를 방문했다고 했다”며 “전두환 씨를 비롯한 어떤 사람도 사죄 표명이 없었는데 노 전 대통령께서는 (아드님을 통해) 그런 입장을 밝혀 내가 오늘 조문을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국가장 결정에 대해선 “사람이 살다 보면 잘잘못이 있는데, 잘잘못을 통렬히 반성하는 입장이라면 굳이 국가장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온 국민이 통일을 염원하는데 이제 오늘을 기점으로 정치 세력들이 화해하고 화합하고 용서했으면 하는 것이 내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광주 학살에 대한 사죄 표명을 하고 유족들이나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노재헌 변호사가 광주에 갔을 때 박씨를 만났다"며 "당시 박씨가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 오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러 온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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