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분석 "이재용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이코노미스트 분석 "이재용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 남궁현 선임기자 woolseyjr@naver.com
  • 승인 2021.10.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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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글로벌 위상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야심찬 계획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號)에서 ‘삼성전자, 최첨단 반도체 패권을 노린다'(Samsung Electronics wants to dominate cutting-edge chipmaking)’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잡지는 지난 8월 창업일가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돼 지난해에 별세한 부친의 뒤를 이어 마침내 경영을 완전히 승계하게 됐다면서 “삼성이 기업 역사에서 있어서 '중요하고 새로운 시대(critical new chapter)'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메모리나 스마트폰이 세계 1위를 석권하고 있듯이 시스템반도체(로직 칩·logic chips) 분야도 글로벌 위상으로 만들고자 한다”면서 도전 과제를 상세히 언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개최한 '2021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2022년부터 3나노 대량생산을 공식화하고, 2025년에는 2나노 기반 양산 계획도 발표했다.

이는 막대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실제 삼성전자는 2019년 이 부회장 주도로 '2030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공개할 당시 2030년까지 133조원을 쏟아 붓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의 도전 결과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도 다방면에 걸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부회장은 잘 나서지 않으려 하고 품위가 있으며 통찰력을 지녔다는 걸로 알려져 있으나 이제는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 거침없는(ruthless) 면모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 2달 넘게 잠행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잡지는 이 부회장이 반도체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모리의 경우 삼성전자가 현재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합쳐 모두 세계 1위에 오른 가운데 공급 측면에서 초미세화가 진전되며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는 현재 여러가지 전략적 과제와 주가 약세를 겪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이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에 도전하는 것이 저조한 주가를 반등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메모리 수준으로 4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려면 삼성의 '후계자'인 이 부회장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조사업체 발표에서도 드러났듯이 여전히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30%p 이상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TV, 가전 등의 세트 사업도 담당하는 동시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심의 부품사업도 병행하는 구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애플이 프로세서 위탁생산 전량을 TSMC로 이관한 것은 삼성전자의 복잡한 사업구조에 따른 주요 고객과의 이해상충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애플은 스마트폰 경쟁자인 삼성전자보다 순수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선호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체는 이 부회장이 이러한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변화를 가속화하려는 분명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우수한 연구개발(R&D) 역량을 활용, 새로운 선단공정 개발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내하며 막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반도체 공급망 불안을 둘러싸고 미국, 중국, 유럽 등 각국이 나서서 경쟁을 펼치는 이른바 '기술 국가주의(techno-nationalism)' 정책이 삼성전자에는 분명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세트와 부품사업의 분리에 대해서 이코노미스트는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고 이 부회장의 경우 분사 같은 과격한 옵션을 추진하고 싶어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대안은 대형 인수합병인데 현재 100조원 규모의 순수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빅딜'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체도 "이 부회장의 선호도를 감안하면 반도체 부문에서 투자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주목했다.

매체는 마지막으로 "삼성전자가 TSMC와 대적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대표기업이 되려면 이 부회장이 빠른 시일내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지난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으나 상당 기간 최대주주로서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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