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소비가 매년 줄면서 생산되는 우유의 10%가량이 그냥 버려진다. 우유가 많아 돈다는 얘기다.
가격을 내려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우유업계가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
첫 스타트는 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1일 끊었다.
서울우유는 2018년 이후 3년만에 이날부터 평균 5.4% 인상한 우유 제품 가격을 반영하기로 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흰우유 1ℓ대형마트 기준 가격이 2500원대에서 2700원대로 뛰어 올랐다.
남양유업이 오는 14일부터 우유 제품들의 가격을 평균 4.9% 인상한다는 계획을 이날 내놨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맛있는 우유GT 2입' 제품은 유통 업체 기준 4700원 중반 수준에서 4900원 후반 수준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품 제품 가격 또한 2500원 초반 수준에서 2600원 중반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가격 인상을 발표하지 않은 매일유업은 개천절 연휴 뒤인 7일께 평균 4~5%대의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우유’,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물론 관련 유제품의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이밖에 동원F&B는 6일 전후 평균 6%대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대표제품으로는 ‘덴마크 대니쉬 THE 건강한 우유’ 900㎖(2입)는 4480원에서 4780원으로 6.7% 값이 오를 전망이다.
우유 가격 인상은 빵과 각종 과자류 등 유제품이 들어간 다른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등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그런데 앞서 지적한 것처럼 우유가 남아도는 데도 왜 우유 가격이 오를까.
왜 경제학의 가장 기본인 수요, 공급의 법칙이 우유 시장에선 통하지 않을까.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해답은 아주 단순하다.
유업체는 할당량의 원유를 일정 가격에 무조건 사들여야하기 때문이다. 낙동가를 위해 2002년 만들어진 원유쿼터제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구입한 원유로 만든 유제품이 잘 팔리면 다행인데 반대 상황이라면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다.
이에 우유 가격 결정 시스템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유가 남아도는데도 원유 가격을 올리는 게 말이 되느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민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1인당 26.3㎏으로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적은 소비량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