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허위·조작보도 개념 구체화 등 촉구
인권위,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허위·조작보도 개념 구체화 등 촉구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1.09.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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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 위축시킬 우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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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며 허위·조작보도 개념 구체화 등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13일 전원위원회에서 언론중재법에 대해 “허위·조작 정보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언론중재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일부 신설 조항이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헌법의 특별한 보호는 상업적 표현행위 등을 제외한 시민적·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한정되는 것이나, 보통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비례의 원칙뿐만 아니라 이에 더해 ‘명확성의 원칙’, ‘명백한 위험성의 원칙’ 등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따르면 언론 등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허위ㆍ조작보도에 따라 피해자에게 재산상 손해 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원이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다. ‘허위·조작보도’의 정의는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를 언론, 인터넷뉴스서비스,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을 통해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다.

법원이 언론 등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요건은 ▲보복적이거나 반복적으로 허위·조작보도 함 ▲정정보도·추후보도가 있었음에도 정정보도·추후보도에 해당하는 기사를 별도의 충분한 검증절차 없이 복제·인용 보도 ▲기사의 본질적인 내용과 다르게 제목·시각자료(사진·삽화·영상 등)를 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구성하는 등 기사 내용을 왜곡이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권력에 대한 감시·통제의 기능이 주된 목적 중의 하나인 언론보도는 그 특성상 확인 가능한 사항을 중심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쟁점화를 통해 사회문제로의 여론을 형성하는 경우가 빈번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기자가 일부 객관적 사실을 기반으로 나름의 검증을 거쳐 기사를 작성했으나 결과적으로 사실 확인이 미진했거나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는 경우, 어디까지를 진실성을 갖춘 보도이고 허위의 사실에 기반한 보도로 볼 것인지 명확히 확정하기 어렵고, 다의적이고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해 규제하고자 하는 ‘허위사실에 따른 언론보도’의 개념이 모호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고의·중과실 추정요건으로서 ‘보복적’으로 허위·조작보도를 한 경우나 ‘기사의 본질적인 내용과 다르게 제목·시각자료를 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구성하는 등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는 그 내용이 매우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며 “제목과 시각자료를 조합해 유추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의 범주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이러한 새로운 사실이 당초 기사가 의도한 주제와 어느 정도 달라져야 본질적인 내용과 다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인지 명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복적 행위에 대한 구체적 예시를 찾아볼 수 없어 ‘보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만 의존해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 내용이 불명확해 정보를 접하는 주체에 따라 이를 달리 판단할 가능성이 있고, 판단의 주체가 법률 전문가라 하더라도 통상적 해석을 통해 그 의미내용이 쉽사리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다고 볼 수 없어 고의·중과실의 존부가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에 맡겨질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언론보도를 직접 작성한 행위가 아닌 ‘매개’ 행위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매개자인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 대해 뉴스 생산자와 동등한 취급을 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책임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허위·조작보도의 개념에 허위성, 해악을 끼치려는 의도성, 정치·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 검증된 사실 또는 실제 언론보도가 된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조작행위 등의 요건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또한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과 허위·조작보도 개념 중 ‘매개’ 행위를 삭제할 것도 촉구했다.

인권위는 “피해자의 경우 보도의 대체적인 허위성 및 인격권 등의 침해 사실을 입증하도록 하고, 언론은 보도 과정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 허위·조작보도에 해당되지 않음을 입증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의·중과실 추정요건을 대신해 적절히 입증책임을 조절 또는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최고위원은 17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사는 언론의 자유 측면 외에도 정부의 보조금까지 받고 있어 사회적 책임이 누구보다 크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민주당은 다양한 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개정안에 대해 “‘9월 27일에 상정 처리한다’는 것에 여야가 합의했다”며 오는 27일에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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