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퀴즈 하나.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적통(嫡統)을 잇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흔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알고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정답은 이재용 부회장의 사촌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다.
이선호 부장은 이병철 창업주의 장증손이다. 이재현 CJ 회장이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의 장남이고, 이 부장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해 이병철 회장의 타계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1990년생인 이 부장도 이재현 회장의 뒤를 이어 CJ그룹의 후계자로써의 위치를 다지기 위한 밑작업을 착착 진행중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CJ올리브영이 중간(반기) 배당을 실시한다.
CJ올리브영의 상장은 이선호 부장의 경영권 승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 상황이기 때문에 배당금 사용처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당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CJ올리브영은 2019년도 배당금으로 약 57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주당 배당액이 57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배당액도 지난번과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CJ 관계자는 "중간배당을 진행 중인 건 맞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방침상 밝힐 순 없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의 지분현황을 보면 CJ가 51.15%로 최대주주며, 이선호 부장 11.09%, 이 부장의 누나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이 4.27%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4.64%)와 이 대표의 자녀인 이소혜, 이호준씨가 각각 2.83% 보유 중으로 친족 합계가 25.66%다.
따라서 내년 CJ올리브영 상장 후, 기업가치를 높여서 두 남매의 지분을 매각해 CJ지분과 교환하거나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해 활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부장이 현재 몸 담고 있는 CJ제일제당 내에서 위치도 주목된다.
부장이라는 타이틀로 글로벌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지만 사내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룹 주력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으면서 오너가 황태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최은선 CJ 제일제당 대표가 "부장급 상전(上典)을 모시며 그의 눈치를 살핀다"는 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이 부장이 지난 2019년 9월 마약 밀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력이 있어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한다는 게 걸림돌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종손으로 사촌지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은근한 경쟁의식도 있을 법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