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두환 등에게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 구하라”
김부겸, 전두환 등에게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 구하라”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1.05.1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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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진행된 ‘제41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진행된 ‘제41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전두환 전 대통령 등에게 광주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것을 촉구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진행된 ‘제41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한 기념사에서 “계엄군으로 참여했던 군인들의 용기 있는 진술로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이 시점에도, 내란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은 단 한마디의 고백과 사과도 없다”며 “역사의 이름으로, 광주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광주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고 말했다.

김 국무총리는 “41년 전, 광주에서 벌어진 일은 분명하다. 신군부가 장악한 국가권력이 국민을 학살했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로서 광주 시민과 5·18 영령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화해와 용서는 지속적인 진상 규명과 가해 당사자들의 진정한 사과, 살아있는 역사로서 ‘오월 광주’를 함께 기억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용기 있는 증언과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공수부대원이 자신의 총격으로 희생당한 고(故) 박병현 씨 유가족을 만나 사죄했다. 고인의 형제께선 ‘늦게라도 사과해 줘 고맙다. 과거의 아픔을 잊어버리고 마음 편히 살아 달라’며 따뜻하게 안아주셨다”며 “진실보다 위대한 사과와 애도는 없다. 진실의 고백은 화해와 용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에 계신 여러 당사자와 목격자 여러분, 간곡히 호소드린다. 더 늦기 전에, 역사 앞에 진실을 보여 달라. 가족의 생사라도 확인하고 싶은 그 마음, 시신이라도 찾고 싶은 애절한 심정,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라도 알고 싶은 안타까움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달라”며 “시간이 많지 않다. 오랜 세월 묶여있는 그 한을 풀어 달라. 누구도, 여러분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 또한 역사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광주 시민께선 여러분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안아주실 것”이라며 5·18 민주화 운동 진압에 투입됐던 당시 계엄군들의 증언이나 양심고백을 촉구했다.

김 국무총리는 “변화는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5·18 민주화 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장병들이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진술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도 찾지 못한 시신들, 헬기 사격, 발포 책임자 규명 등 아직 밝혀내야 할 진실들이 많다.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께 약속드린다. 대한민국은 ‘오월 광주’에 대한 완전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터무니없는 왜곡과 날조로 5·18 영령과 유가족은 물론,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모욕하는 용납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도록 ‘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5·18 민주화 운동을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하루속히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오월 광주’를 역사적 진실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국무총리는 “5·18 민주화 운동과 그 정신은 혼돈의 시대를 밝힌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다. 비단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투쟁하고 있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도 광주는 희망”이라며 “지금도 광주에선 군부독재에 맞서 싸우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 비단 미얀마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든, 부정과 불의, 민주주의를 짓밟는 세력에 저항하는 모든 시민들이 광주와 함께 반드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오월 정신을 국민통합의 정신으로 계승해 나가자. 위대한 민주주의의 역사 아래, 분열과 대립을 넘어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자”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신 민주 영령과 유공자 여러분께 부끄럽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대한민국 공동체를 지켜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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