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빚는 문화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막걸리 빚는 문화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 양성희 기자 kotrin2@hanmail.net
  • 승인 2021.04.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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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특정 보유자와 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막걸리를 빚는 작업과 생업 및 의례, 전통 생활관습을 포괄한 '막걸리 빚기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 문화'를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막걸리 빚기 문화는 2019년 '숨은 무형유산 찾기'와 '국민신문고 국민제안'을 통해 국민이 직접 국가무형문화재를 제안해 지정 예고되는 첫 번째 사례다.

막걸리 빚기 문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제조 방법과 관련 기록이 확인되는 점, 농요·속담·문학작품 등 막걸리 관련 문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 현재도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해 막걸리를 빚는 전통 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마찬가지로 특정 보유자와 단체는 인정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쌀 막걸리는 쌀을 깨끗이 씻어 고두밥(고들고들하게 지은 된밥)을 지어 식힌 후 누룩과 물을 넣고 수일간 발효시켜 체에 걸러 만든다. 막걸리의 '막'은 '마구'와 '빨리', '걸리'는 '거르다'라는 뜻으로 '거칠고 빨리 걸러진 술'을 말한다. 명칭이 순우리말일 뿐만 아니라 이름 자체에서 술을 만드는 방식과 그 특징이 드러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막걸리는 멥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기 때문에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뤄진 시기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미온'(美醞), '지주'(旨酒), '료예'(醪醴) 등 막걸리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확인되고, 고려 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등 당대 문인들의 문집에도 막걸리로 추측되는 '백주'(白酒) 등의 용어가 나온다. 또 조선 시대 춘향전, 광재물보(백과사전류)에서는 '목걸리', '막걸니' 등 한글로 표기된 막걸리를 찾아볼 수 있으며, 규합총서, 음식디미방 등 각종 조리서에서 제조법을 확인할 수 있다.

막걸리는 물과 쌀, 누룩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조 과정이 간단하고 값이 저렴해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술의 대명사가 됐다.

농사꾼들 사이에서는 "같은 품삯을 받더라도 새참으로 나오는 막걸리가 맛있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라고 할 정도로 농번기에는 농민의 땀과 갈증을 해소하는 농주(農酒)로 기능했다.

또 막걸리는 예로부터 마을 공동체의 생업·의례·경조사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였다. 오늘날에도 막걸리는 신주(神酒)로서 건축물의 준공식, 자동차 고사, 개업식 등 여러 행사에 제물로 올릴 정도로 관련 문화가 지속해서 유지되고 있다.

조선 시대까지 막걸리는 집마다 빚어 집안 특유의 술맛을 유지해 왔으며 김치·된장처럼 각 가정에서 만들어 먹던 발효음식의 하나였다. 근대 이후 국가 정책에 따라 양조장 막걸리가 일반화되고 재료가 변화하기도 했지만,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 2000년대 이후에는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자가 제조도 증가하는 추세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예고 기간에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 '케이(K) 무형유산 동행'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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