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 내장사 대웅전이 술취한 50대 승려의 방화에 의해 어이없이 전소됐다.
백제 무왕때 지은 이 건물은 기록상 조선 중기 이후 네차례 전소됐다.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전소됐으며 6·25전쟁때 또 완전히 불탔다. 내장산을 품은 노령산맥에서 치열한 전투가 많았기 때문이다.
내장사의 대웅전은 지난 2012년 10월 누전으로 발생한 화재로 다시 전소됐다.
이후 정읍시민 성금과 시 예산 등 총 25억원이 투입돼 2015년 7월 복원된 대웅전은 이번에 승려의 방화로 또 전소되는 비운을 맞았다.
전북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 37분경 전북 정읍 내장사에서 동료들과 마찰을 빚던 승려 A 씨(53)가 대웅전에 인화물질을 붓고 불을 질렀다.
이 방화로 165.84㎡ 크기의 대웅전이 전소됐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1시간30여분 만인 오후 7시53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소방서 추산 17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불을 지른 승려는 경찰에 범행 사실을 직접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신고 이후 도주하지 않고 현장에 머물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돼 연행됐다.
A씨는 3개월여 전에 내장사에 수행승으로 들어와 생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이날 중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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