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조선의 풍속도를 리얼하게 그려 조선을 서양에 알린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풍속화가 내달 1일 전시가 끝나면 독일로 돌아간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기산 풍속화에서 민속을 찾다' 특별전을 지난해 5월20일에 개막해 오는 3일 1일까지 기획전시실1에서 열고 있다.
신축년 설 연휴기간인 14일까지는 원본 104점을 특별 공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120여 년 만에 MARKK(옛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에서 건너온 기산 풍속화 71점과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28점, 숭실대학교 박물관 소장 5점 등을 선보인다.
설 연휴 기간 소개되는 풍속화 원본 중에는 음력 정월에 여성들이 널을 뛰었던 '널뒤고', '널ᄯᅱ는모양', 정월 대보름에 놀았던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을 그린 '쥴쌈ᄒᆞ는 모양', 아이들이 제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그린 '뎍이차는모양' 같이 정월 즈음의 놀이와 연관된 풍속화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은 생애와 이력이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19세기 말 부산·원산 등의 개항장에서 풍속화를 그려 주로 서양인들에게 판매하였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다.
기산의 풍속화는 한국은 물론 독일·프랑스·영국·덴마크·네덜란드·오스트리아·러시아·미국·캐나다·일본 등 전 세계 20여 곳의 박물관에 1500여 점이 남아 있으며 당시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의 각종 여행기에 삽화로 사용되면서, 조선의 풍속을 세계에 널리 알린 화가가 됐다.
또한 그는 1895년 우리나라 최초로 번역된 서양 문학작품인 '텬로력뎡'(天路歷程)의 삽화가로도 활약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풍속의 블랙박스인 기산 풍속화 원본을 통해 생활상에 담긴 삶의 변화를 찾아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