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정은에게 줬던 USB 공개 가능성..“면밀한 검토 있을 것”
청와대, 김정은에게 줬던 USB 공개 가능성..“면밀한 검토 있을 것”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1.02.0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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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해야”vs“북한 원전 건설 불가능, 국조 불필요”
산업통상자원부 신희동 대변인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원자력발전소 추진 의혹 관련 주장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신희동 대변인이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원자력발전소 추진 의혹 관련 주장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지난 2018년 있은 4ㆍ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건넨 USB(Universal Serial Bus, 작은 이동식 기억장치)에 담긴 문건들을 다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에 원전을 건설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함을 강조하며 국정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2018년에 있은 남북정상회담 과정들을 다 지켜본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경기 성남시중원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초선)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USB에 담긴 문건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정부에서 그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을 걸로 본다”며 “필요하다면 공개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은 “(4ㆍ27 남북정상회담 당시) USB를 김정은 위원장한테 건넨 것은 사실”이라며 “회담 과정에서 전달을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한기 당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은 지난달 3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USB를 건네 장소가 판문점 도보다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USB에 어떤 내용이 담겼었는지에 대해 윤영찬 의원은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담겨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했을 경우에 우리가 어떤 식의 경제적인 발전 구상을 준비하고 있다’라는 부분들이 들어가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에너지 협력 분야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도 원전이라는 부분은 없다”며 “에너지 협력 차원에서 북한의 수력이나 화력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원전은 포함될 수가 없다. 원전이라는 건 남북 간에 합의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원전은 플루토늄 추출 가능성 때문에 국제적인 핵 비확산 규범에 따라서 국제적인 합의가 없으면 남북 간이 합의에서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1994년에 북미 제네바 기본 합의가 있었을 때도 결국은 미국이 북한과 합의를 해서 경수로 핵발전소를 지원키로 했었다.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대북 UN(United Nations, 국제연합) 제재가 초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 저희가 노트북을 하나 북한에 반입하려고 해도 이에 따른 승인을 받아야 된다”며 “그런 상황에서 5조원이 넘는 원전을, 10년 이상 걸리는 원전을 우리가 비밀리에 짓는다? 이건 넌센스이고 황당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산업부 내에 있는 보고서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의 내용과 작성 경위 및 작성 이후의 경과 등을 확인한 바,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동 문서는 본문 4쪽, 참고자료 2쪽 등 총 6쪽 분량으로, 서문(序文)에 ‘동 보고서는 내부검토 자료이며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명시하고 있으며, 결문(結文)에선 ‘북-미간 비핵화 조치 내용·수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 구체적 추진방안 도출에 한계가 있으며, 향후 비핵화 조치가 구체화된 이후 추가검토 필요’라고 검토의 한계를 기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서의 내용도 북한 지역 뿐 아니라 남한 내 여타 지역을 입지로 검토하거나, 남한 내 지역에서 원전 건설 후 북으로 송전하는 방안을 언급하는 등 그야말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아이디어 차원의 다양한 가능성을 기술하고 있다”며 “동 문서는 추가적인 검토나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이 그대로 종결됐다. 따라서, 이 사안은 정부정책으로 추진된 바 없으며, ‘북한에 원전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영찬 의원은 “(문서 작성 시기가) 2018년 5월이다. 그때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고 6월에 싱가포르 북미회담이 열리게 된다. 산자부 입장에선 당연히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남북 간 또는 북미 간의 경제협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을 할 수 있었다”며 “그에 따른 에너지 협력 차원의 여러 가지 검토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이 이미 1994년에 있었기 때문에 그 차원에서 이전에 있었던 사안들을 검토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1일 ‘통일경제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 외 2018년 이전에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31일 “2018년 이후 남북 협력 사업으로 북한 지역 원전 건설을 추진한 사례가 없다”며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는 에너지 협력을 포함해 남북 경협에 대한 다양한 구상이 담겨 있다. 원전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있은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산자부에서 삭제된 파일이 복구되니까 북한 원전 건설 문제가 드러났다. 청와대와 여당에선 실무자의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라 하지만 국민들이나 야당은 ‘판문점 회담 이후에 문건이 작성됐고, 심야에 급히 들어가서 지운 사정에 비춰 국민적 동의 없이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는 계획이 있었던 것 아니냐’ 이런 의혹을 갖게 된다”며 “서로 정치공방만 할 것이 아니라 국회가 국정조사를 해서 이 점을 명백히 밝히는 게 좋겠다. 청와대나 여당 측에선 ‘사실무근’이라 하는데 사실무근이라는 이야기만 갖고 의혹이 말끔히 해소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그 건은 청와대나 관련부처인 산업부나 대북관계를 통괄하는 통일부에서 매우 자세히 국민들께 다 설명을 해 드렸기 때문에 이미 다 규명됐다”며 “이 시점에서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추진할 수 없었던 사업을 왜 야당에서 이렇게 문제 삼을까’ 생각해 보면 아쉽게도 ‘큰 선거가 다가왔구나’ 이렇게 판단된다. 그 문제는 새삼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 문제는 다 설명됐고 해명됐다”며 국정조사 요구를 거절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원전이 극비리에 건설될 수 있다는 야당의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야당의 문제제기는 처음부터 가짜 쟁점이고 상상 쟁점이었다. 북한 원전 건설은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 합의서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보상책으로 등장했다. 그에 따라 김영삼 정부 때 미국 주도의 케도(KEDO, Korean Peninsul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 사업이 시작돼 공정이 30% 정도까지 진행됐으나 좌초했다”며 “그 후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도 국내에서 거론됐으나 남북한 양자 협력사업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 지금 UN과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마당에 북한에 원전을, 그것도 극비리에 지어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도 제1야당은 그런 터무니없는 내용을 사실로 전제하고 연일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대표는 “과거에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했던 김영삼 정부, 거론했던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일을 이적행위라고 생각하는지 야당에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북한의 원전 건설은 국제사회 참여 없이 남북의 독자적 극비 추진은 불가능한 사안이다. 당장 UN의 대북제재와 충돌하는 데다, 미국의 동의 없이 한국 기술과 장비로 북한에 원전을 짓는 것은 한미 원자력 협정에도 위반이 되는 사안”이라며 “국민의힘이 이런 상식적인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망국적인 매카시즘”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어제 산자부는 '자체 검토' 차원에서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안을 작성한 바 있다고 인정했다. 비핵화 전제 경수로라면 노무현 정부 당시 6자 회담이든 김영삼 정부든 국제사회와 함께 다뤄왔던 주제다. 그런데 오랜 협상에도 북한 원전이 수포로 돌아간 이유는 따로 있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실패의 역사와 영변 핵시설을 평화적 핵 이용으로 둔갑시키고 싶은 북한의 속셈을 모른 척한 채 이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중간에 급히 만든 원전 문건은 그래서 국민들에게 졸속 상납의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과장급 공무원이 북한 원전 아이디어를 냈다는 건 궤변이다. 자체 검토만 한 문건이라면 왜 이름도 복잡한 핀란드어로 바꾸는 생고생을 하며 삭제하나”라며 “더 깊은 혼란 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원전 지시 경위를 비롯한 ‘미스테리 문건’ 진행의 실체를 알려 결자해지를 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북한 원전 건설 지원은 한반도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 특히 최종적으로 미국의 동의가 있기 전까지는 어디까지나 ‘검토’ 자료일 수밖에 없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더욱이 그 거대한 핵발전소를 몰래 건설한다는 것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국민의힘이 ‘이적행위’ 등을 언급하며 마치 남북정상회담에서 무슨 큰 거래라도 있었던 것처럼 의혹을 부풀리고, 정치공세에 열을 올리는 행태는 참으로 후안무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논리대로라면 1995년 북한에 핵발전소를 지어주자는 프로젝트인 KEDO를 추진한 김영삼 정권에 그 ‘이적행위’의 원죄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문제를 제대로 지적하려면 첫째, 탄소중립의 미래비전을 내건 정부에서 대체에너지가 아닌 원전 지원을 검토했다는 것. 둘째, 문서 삭제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한 점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실체적 사실에 대해 소상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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