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 성장률은 전기대비 1.1%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대비 -1%를 기록했다. 한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IMF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5.1%) 이후 처음이다. 1980년(-1.6%)을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지난해 연간 정부소비가 5%, 설비투자가 6.8% 증가했지만 민간소비가 5%, 수출이 2.5% 감소해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입도 3.8% 감소했는데 이는 2009년(-6.9%)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작년 수출 증가율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0.5%)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1989년(-3.7%)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1998년(-11.9%) 이후 제일 많이 감소했다.
경제활동별로 실질 GDP 성장률을 보면 건설업은 -0.8%로 전년의 -2.5%보다 감소 폭이 줄었다. 하지만 서비스업 성장률은 2019년 2.9%에서 2020년 -1.2%로, 제조업 성장률은 1.3%에서 -1%로 급락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은 각각 1998년(-2.4%)과 2009년(-2.3%)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체별로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민간은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2%p 하락시킨 반면 정부는 1%p 올렸다.
최종소비지출로 보면 민간 기여도는 -2.4%p, 정부 기여도는 0.8%p였다. 지난해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이 그나마 경제성장률의 급락을 막은 것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극심한 소비 부진을 수출ㆍ투자ㆍ재정이 완충하면서 2020년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1.1%보다 역성장폭이 축소된 -1%를 기록했다”며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등 어려움 속에서도 2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가며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을 위한 기반을 강화했다.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을 위해 1/4분기 재정집행 관리를 철저히 하고 2021년 경정 내수ㆍ투자ㆍ수출과제를 신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경제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지난해 4분기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됐다. 그렇지만 한국 경제는 회복세가 유지돼 2020년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성과는 국민 여러분의 헌신과 한국의 저력, 그리고 적절한 정책이 결합된 결과”라며 “유례없는 북극 한파 속에서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단절, 경제적 어려움을 묵묵히 이겨내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