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놓고 자중지란..진전 없고 상호 비방 가열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놓고 자중지란..진전 없고 상호 비방 가열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1.01.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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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야권이 오는 4월 7일 있을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놓고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졌다. 단일화 논의는 아직까지 사실상 전혀 진전이 없고 야권 내에서의 상호 비방만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접고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지면 정권교체도 물 건너간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정부여당의 폭주와 야당의 무기력함을 지켜보면서,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서 이 정권의 심장에 비수를 꽂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단일화를 이뤄 반드시 승리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는 것이 제가 가야 할 길’이라고 결심했다”며 “누가 단일후보가 되는지는 2차적인 문제다. 단일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리고 단일후보 결정은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께서 하시면 된다”며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 거부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저는 저로 단일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비판하고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의 뜻에 따르자는 것”이라며 “단일화, 반드시 해내겠다. 아니 모든 야권이 힘을 합쳐 반드시 해내야 한다. 피가 모자란다고 하시면 피를 뽑고, 눈물이 부족하다고 하시면 눈물도 짜내겠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쳐,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를 이기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저는 야권의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왔다.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해 작년 총선에선 지역구 후보도 내지 않았다. 총선 출마를 원하는 분들이 제1야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것도 반대하지 않았다. 저에게도, 당으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소이(小利)보다 대의(大義)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는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대선 도전의 꿈을 뒤로하고,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한 정권교체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제 정치적 명운을 걸었다”며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도 저는 서울시민의 뜻이라면 어떤 방식도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저에게 더 양보하고, 더 물러서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분들의 요구가 정권 심판에 도움이 되고, 그 요구에 따르는 것이 정권교체의 기폭제가 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그러나 대한민국보다 소속 정당을, 소속 정당보다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우선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시대의 요구와 시민의 뜻에 어긋난다”며 국민의힘 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안철수 대표는 “민심이 원하고 국민이 응원하는데도, 야권에서 서로 간의 시기와 질투, 반목과 분열로 또다시 패배한다면,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라며 “탄핵 전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상 초유의 4연패를 당한 야당이, 이런 환경에서 또다시 져서 5연패의 수렁에 빠진다면 6연패, 7연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은 야당을 버릴 것이고, 국민의 버림을 받은 야당은 공중분해될 것이다. 그리고 야당 없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라는 껍질을 쓴 일당 독재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비례대표, 외교통일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재선)은 14일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저는 오늘 제1야당에 계신 분들에게 안철수 대표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상대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요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여당의 가짜뉴스나 흑색선전, 양념 폭탄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지만, 여당도 아닌 야당에서 같은 야권의 유력 후보를 비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좌초 위기에 빠진 문재인 정권에 다시 희망과 웃음을 주는 어리석은 짓이고, 서울시장 보선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 교두보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국민의 뜻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언제 안철수 대표가 자신을 단일후보로 만들어 달라고 했느냐? 단일화의 절실함, 단일화를 통한 서울시장 보선 승리와 정권교체 교두보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인데, 왜 왜곡하고 비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제1야당은 무슨 정치를 이렇게 하느냐?”라며 “문재인 정권 실정과 폭주에 따른 민심 이반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서울시장 선거 분위기를 야당으로 견인하고 있는 후보가 안철수 대표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전체 야권의 소중한 자산을 근거 없이 모략하고 비방으로 흠집 내면 그 이득이 누구에게 가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권 전체는 안철수 대표에게 상처 줘서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여러분들이 눈앞의 작은 이익에 어두워 휘두르는 칼은 승리의 칼이 아니라 공멸의 칼이고, 안 대표에 대한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격은 칼날을 쥐고 상대를 찌르는 어리석은 자해행위”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여당은 ‘안철수’를 죽이지 못해 난리인데 여기에 제1야당이 가세하면 야권 전체 지지층이 얼마나 슬프겠느냐? 의도하지는 않았어도 야권 내 근거 없는 비방과 네거티브 정치는 결과적으로 여당을 이롭게 하는 엑스맨 (X-man)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며 “제1야당에 요청한다. 제1야당은 보다 큰 모습이어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협량한 태도에서 벗어나 전체 야권 지지층과 무당층까지도 끌어안는 큰 정치의 모습, 4월 서울시장 승리뿐만 아니라 내년 정권교체까지 바라보는 긴 안목과 호흡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야당 전체, 야당 전체보다는 나라를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야권 후보 단일화에 진정성을 갖고 임할 것이며, 어떤 분이 후보가 되더라도 서울시장 보선 승리와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들어 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더 나아가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이건 없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전체 야권지지층의 뜻이 뭔지 물어보는 과정이 있어야 된다. 그런데 다짜고짜 ‘입당해라, 입당 아니면 아무 것도 없다, 양자택일해라’ 이렇게 하는 것은 정치 상례에 맞지 않는다”며 “같은 야당이지만 공당의 대표가 탈당하고 다른 당에 들어가서 경선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겠느냐? 저는 이것이 맞는 건지 정말 서울시민들께 한 번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4일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시장 후보를 경선 과정을 통해서 선출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자꾸 지금부터 그런 얘기할 필요가 없다. 시장 후보 선출된 다음에 단일화 얘기해도 늦지 않는다”며 “본인(안철수 대표)에게도 분명히 물어봤다. ‘단일화는 3월 초에나 가서 얘기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에 들어오는 것 중에 한 가지밖에 없으니까 둘 중 한 가지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는데 그 이후엔 얘기할 게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은 14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금 누가 안 대표님에게 ‘박원순, 문재인에게 했듯이 양보하고 희생해서 불출마하라’고 강요하느냐? 서울시민들이 어떻게 단일후보를 결정하면 좋을지 안철수 대표님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밝히라는 것이다. 그래야 견해 차이를 좁히고 합리적인 해법을 도출해낼 것 아니냐?”라며 “이제 단일화 얘기는 잠시 접고 비전경쟁을 하자.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면 그때 서울시민의 뜻을 물어서 야권 단일후보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는 꼭 해야 한다. 경선 전후에 야권 단일화 경선이 있을 것이다. 그 다음에 본선이 있을 것”이라며 “‘후보로 나선 사람이 마치 이미 우리 당 후보가 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는 않다’고 생각한다. 단일화를 자꾸 얘기하는 건 너무 정치공학적”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4ㆍ7 재ㆍ보궐 선거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한 화상 강연에서 “중도층 대이동의 일차적인 귀착지는 국민의힘”이라며 “중도 지지표를 독점하고 있는 양 이야기 하는 것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말씀”이라며 안철수 대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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