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고사부리성, ‘상부상항’ 온전하게 새겨진 첫 목제 유물 발견
정읍 고사부리성, ‘상부상항’ 온전하게 새겨진 첫 목제 유물 발견
  • 이세호 기자 see6589@naver.com
  • 승인 2021.01.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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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부리성, ‘상부상항’명이 온전하게 새겨진 첫 목제 유물 발견

정읍시(시장 유진섭)와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천선행)이 추진한 정읍 고사부리성 성벽에 대한 8차 정밀발굴조사가 지난해 12월 완료됐다. 

사적 제494호 정읍 고사부리성(井邑 古沙夫里城)은 행정구역상 정읍시 고부면 고부리, 성황산(해발 133m) 정상부에 자리한다.

고사부리성, ‘상부상항’명이 온전하게 새겨진 첫 목제 유물 발견

고사부리성은 백제 오방성(五方城) 중의 하나인 중방(中方) 성으로, 조선시대 영조 41년(1765년)까지 읍성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고사부리성은 성황산의 두 봉우리를 감싸는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 둘레 1,050m, 장축 길이 418m, 단축 길이는 200m 내외다. 

이번 발굴조사는 남성벽 내측 평탄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두 봉우리 사이의 계곡부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 삼국시대, 통일 신라시대, 조선시대의 다양한 유구와 공간 이용의 변화상이 확인됐다.

특히 조사구역이 두 봉우리 사이 계곡부에 위치해 유수 퇴적층과 물을 이용하기 위한 저수시설 및 우물, 배수 시설(목제 배수로), 지반 보강 시설 등이 다수 확인됐다.

그 가운데 백제시대 층에 조성된 직사각형 모양의 구덩이(길이 640㎝, 잔존 너비 192㎝)는 내부가 오랜 기간 침수되어 얇은 점토층과 실트층이 반복적으로 쌓여있었다.

바닥에는 삿자리를 깔고, 양 가장자리에 구덩이의 길이 방향으로 한쪽에 결구를 위한 구멍을 뚫은 막대형 목재(길이 144∼148㎝, 두께 3.3∼3.6㎝)를 한 쌍씩 나란히 붙여 설치한 것이 확인됐다. 

막대형 목제 유물의 하나에서 상하 방향으로 새긴 ‘상부상항(上卩上巷)’명이 확인됐다. 

상부와 상항은 백제의 수도를 편제한 오부(五部)·오항(五巷) 중의 하나로, 기존 북문지 발굴조사(2005)에서도‘上卩??’, ‘?卩上巷’명 기와편이 출토된 바 있다.

이 자료들은 부여, 익산 등 백제의 고도에서 주로 출토되는 것으로, 정읍 고사부리성에서도 확인됐다는 사실은 백제 중방 성으로서 위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오부명이 새겨진 유물은 대부분 기와이고, 오부명과 오항명이 함께 기술된 것은 부여 궁남지에서 출토된 서부 후항(西卩 後巷) 명 목간(木簡)이 유일하다. 

이번 고사부리성에서 나온 ‘上卩上巷’명 유물은 나무에 새겨진 목제 유물로 최초이자, 기존 조사를 통해 추정되던 ‘上卩上巷’명이 온전한 형태로 확인된 첫 사례다.

또한 백제 사비기의 것이 확실한 오부와 오항 명이 함께 새겨진 자료로 학술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시는 앞으로 오부와 오항의 관계, 그리고 고사부리성에서 출토된 ‘上卩上巷’의 의미를 파악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上卩上巷’명이 새겨진 목제 유물을 비롯해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목제 유물들은 현재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원형 유지를 위한 보존처리 중이며, 문화재위원 등 전문가의 유물 선별 과정을 통해 국립박물관 등에 소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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