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변창흠 후보자 장관 임명 반대 당론 확정.."단순 말실수 아냐"
정의당, 변창흠 후보자 장관 임명 반대 당론 확정.."단순 말실수 아냐"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12.2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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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반대’ 당론을 확정했다. 보수야당뿐만 아니라 장의당마저 변창흠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반대함에 따라 변창흠 후보자 장관 임명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경기 고양시갑, 국토교통위원회, 4선)은 24일 국회에서 개최된 상무위원회에서 “정의당은 청문회 과정과 국민들의 뜻을 종합해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며 “변창흠 후보자의 정책과 전문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부적격 판단을 내린 것은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그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련의 문제의 발언을 통해 드러난 후보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저급한 인식과 노동 인권 감수성 결여는 시대정신과 역행하고 국민 정서와도 크게 괴리된다”며 “국토부 장관으로서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고 본다. 재난의 시대에 생명과 인권에 대한 인식은 고위공직자 자격심사의 대전제라는 것이 정의당의 확고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의원은 “변창흠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을 통해 주택정책에서 투기 근절을 위한 의지를 확실히 밝힌 점,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한 점, 또 현행 중위소득 45% 기준인 주거급여를 60%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정의당의 입장을 수용한 것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평가한다”며 “누구보다도 정책검증을 중시해 온 정의당이지만 우리는 최근까지도 반드시 필요한 개혁정책들이 기득권 장벽 앞에서 길을 잃고 좌초되는 것을 목도해 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치적 갈등을 뛰어넘어 일관성 있게 추진하려면 확고한 철학과 가치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매해 산재사망자가 2400명에 달한다. ‘사람이 먼저’라고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도 죽음의 숫자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또 180석 슈퍼여당이 있는 국회에서도 공정경제 3법은 형해화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차별금지법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이 답답한 현실을 중대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번 변창흠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국정 철학을 재점검하고, 혁신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구의역 참사로 사망한 김군의 동료인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PSD1지회장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변창흠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의 구의역 참사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해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웠던 면죄부의 형식적 사과였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임대주택 주민을 못 사는 사람들로 비하한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을 노출했다”며 “일개 개인이 갖는 비하와 편견도 갈등과 차별의 원인이 되는데 하물며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는 역할을 하게 될 자가, 비하와 편견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사회에 파괴적이고 광범위하게 차별을 야기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1대 국회 입법과제로 차별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별금지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입법목적이 아니라, 차별을 금지하는 사회를 이루려는 것이 입법목적이라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자진사퇴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Seoul Housing&Communities Corporation) 사장었던 지난 2016년 6월 SH 건축설계처와의 회의에서 당시 SH가 추진하고 있던 ‘셰어하우스’에 대한 논의를 하던 중 “밥을 가져다 놔도 생판 모르는 사람이고 저 사람이랑 밥 먹기 싫어할 수도 있다”며 “못 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느냐”라고 말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 문화는 모르는 사람과 아침을 먹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분은 아침을 사 먹는 것도 비용부담이라 무조건 아침을 사 먹는 형태로 셰어하우스를 설계하는 건 곤란하다는 것이었다”며 “우리나라는 아침을 서로 모르는 사람과 먹지 않는 문화다. 특히 여성은 화장이라든지 이런 것들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아침을 같이 먹는 게 아주 조심스럽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변창흠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며 “정부는 국민에 눈을 맞추고, 국민의 절규를 들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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