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금융규제, 완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자의눈] 금융규제, 완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 승인 2020.10.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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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과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고를 보며

 

금융규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고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사고가 터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를 암덩어리라고 했다. 흔히 규제 때문에 경제가 안 돌아간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적당한 규제는 필요하다.

요즘 손흥민의 주가가 한창 오르고 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보자. 축구발전을 위해 규제를 완화했는가? 

오프사이드 규정을 완화하고 심판이 핸들링 반칙을 많이 봐 줘서 골이 더 터지는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유럽의 통합을 통해 축구를 국제적 스포츠로 잘 키워냈다. 동북아처럼 전쟁 상태로 군비경쟁을 벌이지 않는다. 동북아는 인구가 많아 세계 어느 지역보다 스포츠의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지만 경제활동에 군사대결이라는 장벽이 가로 놓여 있다.

경제에는 기업의 실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 다음이 시장 접근성이다. 아울러 룰이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 우리는 어떤가? 꼭 중소기업을 더 배려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 각종 특혜와 기회는 오히려 대기업에 더 편중되어 있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하루 아침에 대기업으로 넘어간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여 시장을 키워 놓으면 한 순간에 대기업이 무임승차하며 막대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동원하여 중소기업을 밀어내어도 아무 제재를 받지 않는다. 

규제를 완화했기에 부정과 사기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호시탐탐 반칙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행정망의 헛점이 보이면 가차 없이 들어 와서 해 먹는다. 정권을 매수하여 틈을 만들어 내고 검찰을 동원하여 몸통을 보호한다. 처벌은 조무래기 실무진이나 바지사장들로 역할분담 되어 있다. 

대기업 특혜에 인색한 정권이 들어 오면 경제에 무능하다는 비난을 미리 예언 하듯이 쏟아낸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은 꽤 괜찮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대기업도 잘 했지만 그 보다 우리 중소기업의 활발한 기술개발에 힘입은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나 현대차의 품질 경쟁력이 제고된 것도 사실상 하청 기업의 뛰어난 신기술 개발의 기여도가 컸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의 선순환 구도에서 제외된 창업자 후손들이나 정치인들이 배가 아플 수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솓가락을 들이 대는 것이 언제까지고 당연시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규제보다는 룰의 공정성 제고가 더 시급하다고 본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은 시장에 맡겨야 하는 것이지만 이미 우리 시장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물경제의 활성화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노리는 각종 편법과 사기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돈이 모여 있는 금융기관이 사기꾼들의 주 타겟이 되어 왔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매수의 공작 앞에 힘없이 무릎을 굻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으로 귀속되는 불로소득이 커지고 있는 것도 시장원리로만 해석될 수 없다. 개별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기업 환경을 맘대로 만들 수 없다. 그런 거시적 경제정책은 정부의 몫이다.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집중은 기업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과 관련산업의 집적도가 높아지면 기업활동의 효율성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주거비용이 올라가면 결국 기업의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제품이 소비되는 시장에서도 제조원가보다는 유통마진의 상승으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소비자의 소비만족도가 떨어지면서 수요 위축을 가져온다.

필요한 규제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재인식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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