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장은 늦게 할수록 저렴해진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11월 기준으로 올해 4인 가구의 김장비용은 3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긴 장마와 태풍으로 좋지 않았던 김장 채소 수급이 점차 회복 중이어서 김장을 늦게 할수록 비용이 저렴해진다는 게 공식 확인된 셈이다.
농립부는 이날 '김장 채소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4인 가구 기준 김장 규모는 21.9포기로 지난해 22.3포기보다 감소하겠다고 예상했다.
김장 시기는 11월 상순 강원·경기 북부에서 시작돼 12월 하순 마무리되며 11월 하순과 12월 상순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예측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4∼16일 소비자 601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김장김치 조달 형태는 '직접 담근다'가 62%로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보다는 1%포인트 하락했고, '시판 김치를 구매한다'는 답변이 지난해 19%에서 24%로 5%포인트 증가했다.
4인 가구 김장비용은 11월 기준 30만원 내외로 예상된다.
김치 20포기를 담근다고 가정할 때 배추 9만원, 무 2만2천원, 고춧가루 6만2천원, 깐마늘 1만2천원, 대파 6천원, 쪽파 1만1천원, 생강 1천원, 미나리 1만5천원, 갓 8천원, 굴 3만6천원, 젓갈 2만8천원, 소금 1만원이 든다.
농식품부는 가급적이면 김장을 늦게 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장용 배추와 무 가격이 성출하기인 11∼12월에 안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장을 10월 상순에 했을 경우 4인 가구 기준으로 45만6천원이 들지만, 점차 하락해 12월 하순에는 29만8천원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장을 연말에 한다면 지금보다 15만원가량 아낄 수 있는 셈이다.
긴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고랭지배추·무 재배가 끝나고 전국에서 재배하는 가을배추·무 재배로 전환된 가운데 최근 기상 상황이 좋아 생산량은 평년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김장 채소의 수급여건을 보면 가을배추 생산량은 초기 작황이 부진해 단수가 평년 대비 4% 감소했지만, 재배면적이 5% 늘어 전체적으로는 평년 수준인 131만t이 될 전망이다.
가을무 역시 평년 수준인 44만t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철은 1년 중 배추와 무 생육에 가장 적합한 기상을 가진 계절로 작황 부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김장철 예상 도매가격은 평년 수준인 배추 한포기당 1천900원, 무 한 개에 1천100원 수준이다.
김장 양념 채소류 생산량은 고추가 평년보다 22% 감소하되 마늘은 7%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고추는 올해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도매가격은 현재 시세(600g당 1만6천원)가 유지되고, 마늘은 적정 공급량을 보여 ㎏당 6만9천원(깐마늘 기준)에서 안정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김장 채소 수급 안정을 위해 출하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면서 가격 동향을 면밀하게 살피고 문제가 발생하거나 불안한 동향이 포착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배추 수급이 불안해지면 미리 확보한 채소가격안정제 약정물량(7만5천t)과 출하조절시설 비축물량(2천500t)을 방출한다.
농협 계약재배 물량 2만5천t은 김장이 집중되는 시기에 방출해 공급량을 평시 대비 20%까지 확대한다.
무도 김장철 출하량이 부족해질 것에 대비해 채소가격안정제 물량(4만8천t)을 확보하고 수급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12월 출하할 수 있는 제주 월동 무의 조기 출하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평년보다 가격이 강세인 고추는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물량(고추 5천314t)을 탄력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할인쿠폰 지원·할인판매 등을 연계해 '농할갑시다. 김장편'을 추진하고 알뜰구매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인다.
정부는 김장 채소 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관리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다음 달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김장 채소 수급안정대책반'을 가동한다. 대책반은 품목별 공급 상황과 가격 동향 등을 매일 점검하면서 수급 불안에 대응한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김장 채소류를 구매할 수 있도록 특별사법경찰 273명과 명예감시원 3천명을 동원해 원산지 표시 기획단속과 특별 안전성 조사도 시행한다.
'김장 담그기, 김치 나눠 먹기'란 표어로 김장 문화 확산과 국내산 농산물 소비 촉진행사도 펼친다.
농식품부 권재한 유통소비정책관은 "배추와 무 가격이 안정되면서 김장철 김장비용이 감소 추세에 있다"며 "김장으로 가족·친지·이웃과도 넉넉한 정을 나눌 수 있도록 김장 채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