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연설 내용을 분석 중임을 밝히며 남북 간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11일 “오늘 오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National Security Council,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가 개최됐다”며 “상임위원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북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 내용을 분석하고,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은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에 대해 계속 분석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에 대비한 우리의 방어 능력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며 “또한 상임위원들은 서해상 우리 국민 사망사건이 조기에 규명될 수 있도록 우리 측 제안에 북측이 전향적으로 호응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임위원들은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NSC 상임위원회 회의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 원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통일부는 11일 “북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19 극복과 관련,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주목한다”며 “이런 연설 내용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남북 간 대화 복원이 이뤄지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코로나19를 포함해 인도·보건의료 분야에서부터 상호 협력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11일 서면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에서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례적인 발언이다. 멈춰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에 화답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어제 북한이 공개한 신형 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미국 본토는 물론 전 세계 어디든 북한 미사일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시작은 서해 피격사건 남북 공동조사가 돼야 할 것"이라며 "우리 측이 요청한 공동조사와 군 통신선 복구 및 재가동에 북측이 적극 나서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빚 많아 월북’이라며 돌아가신 분에 낙인을 찍으면서까지 고수하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에 김정은은 ‘핵 전략무기’로 화답했다. ‘자위적 정당방위수단으로서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북한에 우리 정부는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며 “우리 국민의 억울한 죽음에 김정은은 환한 미소와 함께 ‘사랑하는 남녘동포’, ‘굳건하게 손 맞잡기를 기원한다’며 악수와 비수를 함께 들이댔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국민을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한 새벽 우리 국민의 안전을, 이 나라의 안보를,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전장을 받았다"며 "김정은이 던진 위험한 주사위, 대한민국 대통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한 취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에서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이러한 의지를 표명한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가 함께 평화군축을 향해 나아간다면 남북의 청년 모두에게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러한 염원에 화답해 주기 바라며, 문재인 정부도 적극적인 평화군축 노력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