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수사결과 발표 “피살 공무원 월북, 인위적 노력 없이 갈 수 없는 위치”
해경 수사결과 발표 “피살 공무원 월북, 인위적 노력 없이 갈 수 없는 위치”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9.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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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어업지도공무원은 월북한 것이라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은 29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있는 해양경찰청에서 한 '어업지도공무원 실종 관련 수사 진행사항 브리핑’에서 “해양경찰 수사팀은 실종자가 북측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측에서 실종자의 인적사항을 소상히 알고 있었으며, 북측에 월북의사를 표명한 정황,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표류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은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실종 당시 조석, 조류 등을 고려해 볼 때, 단순 표류일 경우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표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표류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와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다”며 “따라서 인위적인 노력 없이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피살된 공무원은 소연평도에서 북서쪽으로 38㎞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사살됐다. 해경이 키 180㎝에 몸무게 72㎏인 피살된 공무원의 신체 조건과 유사한 물체를 소연평도 해상에 투하하는 실험을 한 결과도 표류예측 시스템과 비슷했다.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은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와 동료 진술 등을 통해 선미 갑판에 남겨진 슬리퍼는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되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 중에 있다”며 “선내 CCTV(Closed Circuit Television, 폐쇄 회로 텔레비전)는 고장으로 실종 전날인 9월 20일 오전 8시 2분까지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고,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한 결과 실종자와 관련된 중요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현재 정밀감식을 위해 CCTV 하드디스크 원본 등을 국과수에 제출했으며,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현 수사정보국장은 해경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피살된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음 ▲피살된 공무원만이 알 수 있는 본인의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음 ▲피살 공무원이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을 확인했음을 밝히며 “수사팀은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해경 관계자는 “국방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해당 부유물은 사람 키의 절반에 가까운 1m 길이로 엉덩이를 걸칠 수 있고 상체를 누워서 발을 저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경은 국방부 자료를 통해 해당 부유물의 사진 등을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색깔이나 정확한 크기는 확인할 수 없었고 피살된 공무원의 시신 훼손 정도는 확인하지 못했음을 밝혔다.

윤성현 국장은 피살된 공무원의 채무 관계에 대해 “전체 채무는 3억3000만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그중에 도박으로 지게 된 채무는 2억6800만원 정도로 총 채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통한 도박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단순히 남측에 채무가 있었다는 정황만으로 월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복수 수사관을 통해서 국방부 협조를 얻어서 북측에서 파악할 수 있는 자료 등을 토대로 월북에 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마지막 통화는 아들과 했으며 당직에 들어가는 21일 0시 직전 20일 오후 11시 56분경이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일상적 내용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윤성현 국장은 “금전 관계 제외하고는 인간관계나 동료 관계 등은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 했다"며 "이혼상태 등이 있지만 (이런 사실만으로) 월북을 단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월북 가능성은 계속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과 현재 진행 중인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과 주변인 추가조사 그리고 필요 시 국방부의 추가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해 나가겠다”며 “표류예측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추적할 것이다. 수색 종료 시점은 결정된 바 없다. 예측 시스템에 따라 수색을 하고 있으나 범위가 넓어 표류물을 찾을지는 장담 못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 무산 이유에 대해 “국방부가 특별 정보에 의해서 시신을 불태웠다고 확인했다고 보고했다”며 “몸에다가 연유를 바르고, 연유라는 게 북한 용어로 휘발유나 디젤처럼 무엇을 태우는 데 쓰는 연료를 연유라고 하는 모양이다. 연유를 발라서 태우라고 했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했다고 국방부가 이야기하니까 그것을 시신을 훼손했다고 했는데, 소각했다고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에서 그렇지 않다고 하니까 그 말을 믿자는 것이다. 그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화상 의원총회에서 “극악무도한 정권이 월북을 기정사실화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미안하다’는 말 하나 갖고 저 난리를 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정부와 군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매우 제약된 상황이었음을 야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야간에 우리 바다에서 수십㎞ 떨어진 북한 해역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제대로 볼 수도 없고 확실치 않은 첩보에 기반해서만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 정부와 군은 이처럼 제약된 상황에서 원칙과 절차에 따라 대응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상황 인식과 대응을 안일하다고 몰아세우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이며, 대응을 위해 애쓴 우리 정부와 군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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