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부 지시로 南 실종자 사살 후 시신 불태워..靑 “책임자 처벌하라”
北, 상부 지시로 南 실종자 사살 후 시신 불태워..靑 “책임자 처벌하라”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9.2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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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군이 지난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을 북측 해상에서 사살하고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것은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자행된 것으로 보이지만 남측의 비무장 민간인을 잔인하게 죽이고 시신마저 불태워 앞으로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인 실종자 A(47)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올라탄 채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실종 신고 접수 하루 후인 22일 오후 3시 30분쯤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최초 발견됐다.

우리 군은 북측 선원이 방독면과 방호복을 착용하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A씨로부터 월북 진술을 들은 정황을 포착했다.

22일 오후 9시 40분쯤 북한군이 단속정을 타고 와 A씨에게 총을 쐈다. 우리 군은 총격 직전에 해군 계통의 '상부 지시'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군은 22일 오후 10시 11분쯤 북측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 우리 군은 이런 정황을 연평도 감시장비에서 관측된 북측 해상의 '불빛'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A씨가 북측 해역에서 북측 선박에 발견된 정황을 확인한 후에도 사살될 때까지 약 5∼6시간 동안 북측에 남측 인원임을 알리는 등 어떤 조처도 하지 않아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북한 측 해역에서 발생했고, 처음에 위치를 몰랐다. 북한이 설마 그런 만행을 저지를 줄 몰랐다”며 “우리 측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봐 염려된 측면도 있었다. 우리가 바로 (첩보 내용을) 활용하면 앞으로 첩보를 얻지 못한다. (실종자라고) 특정할 수 있는 정황을 파악했다 하더라도 인도주의적 조치가 이뤄질지 등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까지 나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A씨가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부유물에 올라타 북측 해역에서 발견 ▲A씨가 선박에 신발을 벗어두고 감 ▲북측 발견 당시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식별 등을 근거로 실종된 A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국방위원회 간사인 한기호 의원(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3선)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화상 의원총회에서 “목포시 소속 서해지역 어업지도선은 500톤급이다. 승선 인원은 16명이다. 이 배는 소연평도 남측에서 투묘를 하고 그날 밤을 지샜다. 21일 01시 30분, 그러니까 밤이다. 밤에 마지막으로 이 사람을 선원이 봤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식사할 때는 사람들이 밥 먹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이 있어서 확인이 안 됐다. 점심시간인 11시 반에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이 분이 안 오신 것을 알았다. 그래서 '왜 안 오느냐? 확인해 봐라‘ 이러다가 12시 넘어서야 실제로 없는 것이 확인됐다. 그래서 12시 51분에 실종신고를 해서 해수부, 해경, 해군, 어선 이렇게 20여 척이 수색하고 해군 헬기도 2대 수색에 참가했다”며 “21일 물때는 08시가 최고 정점에 오르는 시간이었다. 8시가 지나면 조류가 북쪽으로 바뀐다. 따라서 북쪽으로 바뀐 그 시간대에 이 사람이 없어진 것으로 봐서 월북한 것으로 보이고, 또 하나는 구명조끼를 입었다. 그리고 지금 보고를 하기에는 부유물이라고 하는데, ’최소한도 부유물이라고 하는 것이 튜브 정도는 되지 않았겠는가‘ 판단하고 있다. 물때, 구명의 입은 것, 튜브까지 준비된 것, 이렇게 봤을 때 의도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기호 간사는 “물론 가족들은 지금 ’월북할 이유가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공식적으로 판단한 것은 의도가 있다고 보고, 그 의도는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교롭게도 (실종자의) 슬리퍼 신발이 발견된 장소가 우연선 밑쪽인데, 그 지역이 CCTV(Closed Circuit Television, 폐쇄 회로 텔레비전) 사각지대“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National Security Council)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와 정부 대책을 보고 받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서주석 NSC 사무처장은 이날 NSC 상임위원회 회의 직후 청와대에서 한 브리핑에서 "북한군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저항 의사도 없는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북한군의 이러한 행위는 국제 규범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동으로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한편,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이러한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서해 5도를 비롯한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국민들의 안전한 활동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위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우리 군은 지난 9월 21일 낮 13시경 소연평도 남방 1.2마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1명이 실종됐다는 상황을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접수했다. 실종된 어업지도 공무원 A씨는 9월 21일 소연평도 인근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며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아울러,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북한군이 비무장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군의 이러한 행위는 남북 간 화해와 평화를 위한 우리의 일관된 인내와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열망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엄중히 항의한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사건이 누구에 의해 자행된 것인지 명명백백히 밝히고 재발방지 등의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면브리핑에서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에게 의도적인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운 북한군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만행이며 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사건은 남북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기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당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정부는 관련 사실을 신속하고 소상하게 국민께 설명해 드리고 우리 군은 북한과 인접한 경계에서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강력한 대책을 수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북한의 야만적 행태에 커다란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국민이 피살당한 중대한 사건임에도 정부가 이렇게 깜깜이로 모를 수 있는지 굉장히 답답한 노릇”이라며 “’그동안 홍보했던 핫라인 등 소통 채널은 허구였나‘ 묻고 싶다. 정부가 북한에 대한 당당한 태도를 갖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사건 전반에 대한 과정을 소상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은 박왕자 씨 사건 때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 것이 없다. 핵과 미사일은 더욱 고도화됐고 인권 문제도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북한은 달라진 것은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도 종전선언을 운운했다.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에 대해 어떤 보장을 갖고 종전선언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남북관계 현실을 지켜봐야 평화도 지키고 관계진전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은 24일 발표한 규탄사에서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북한에 대해 강력한 규탄과 함께 정확한 경위를 밝혀내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군이 민간인 살해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언제였는지, 또 이러한 사실이 청와대에 보고돼 대통령이 인지한 시점이 언제이며, 자국민 총격사건을 보고받은 후 대통령이 취한 조치는 무엇인지 국민들께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국민이 북한의 손에 잔인하게 죽어간 만행에 대해 청와대가 인지하고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UN(United Nations, 국제연합) 연설에서 발표하기 위해 민간인 총격사건 공개를 늦춘 것이라면, 국가가 국민을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의무와 책임을 방기한 것이며 이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5천만 국민과 함께 북한의 민간인 총격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며 평화를 저해하는 여타의 행위에 결연히 맞서 나갈 것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 브리핑에서 “남북관계가 재차 경색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의 전례 없는 도발이자 만행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북한의 행태에 단호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 역시 해상이 뚫린 과정에서 안보 무능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측 관할 수역에서 우리 국민이 피랍된 것이 예측됨에도 군 당국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군 대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에 대한 책임 역시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방역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국경 봉쇄만이 답이 아닐 것”이라며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해 코로나 방역에 성공할 수 있도록 대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인내하고 대화를 제의해 왔던 우리 측의 호의를 저버린 채,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심지어 고인의 사체에 불을 질러 훼손한 행위는 문명국가의 상식을 벗어난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행태다. 이는 희생당한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총구를 겨눈 것과 다를 바 없는 극히 엄중한 사건”이라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결코 좌시해선 안 된다. 현 시간부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처벌 및 재발방지책이 나오기 전까지 북한에 대한 모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중단하는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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