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피해를 냈던 2017년 5.4규모의 포항 지진은 '인재(人災)'라는 황당한 결과가 나왔다.
경주 지진에 이어 관측 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였는데, 당시에도 인근의 지열발전소가 원인으로 지적됐는데, 정부조사단이 연관성이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놨다.
국내외 학자들로 구성된 정부조사단은 21일 1년간의 연구 끝에 실제 이런 일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단은 본진 이전에 발생한 작은 지진들에 주목, 2016년부터 지열발전을 위해 뚫은 구멍에 세 차례 높은 압력의 물을 넣었는데, 그때마다 작은 지진들이 남서쪽 깊은 곳을 향해 차례로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 힘이 쌓이면서 규모 5.4의 본진을 촉발했다는 게 조사단의 판단이다.
이강근 포항 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은 "결과적으로 그 영향이 본진의 진원 위치에 도달되고 누적되어 임계 응력 상태에 있었던 단층에서 포항 지진이 촉발되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다만,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이 지진에 영향을 주긴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지진이 날 가능성이 있던 단층에 주입된 고압의 물이 방아쇠를 당겨줬을 뿐이라는 것이다.
포항 지진이 자연 지진이 아니란 점은 분명해졌지만, 책임 소재와 범위 등을 놓고 또다른 논란도 예상된다.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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