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회 온라인 예배 논란 "하나님 만나는 건 어차피 비대면"
전국 교회 온라인 예배 논란 "하나님 만나는 건 어차피 비대면"
  •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 승인 2020.08.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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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미사 중단' @자료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전국으로 확산하며 전국 교회들이 온라인 비대면 예배를 권고받자 논란이 뜨겁다.

정부는 30일부터 수도권에 한층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시행하고 교회들에도 정규 예배를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권고했다.

부산, 대전, 광주, 충남도 등 일부 지자체도 행정명령을 통해 교회 내 대면 예배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전국 교회에서는 정규 예배 때 온라인 예배 제작 필수인력만 20명 이내 범위에서 교회에 입장할 수 있다.

이데 대해 교계 일각에서는 '종교 자유 침해'라는 주장까지 내놓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과거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지킨 예배는 교회의 본질이자 생명과 같은 것인데 이를 못 하게 하는 것은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성당 미사나 불교 법회는 수도권 지역이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해 허용하면서 유독 교회의 현장 예배만 문제 삼느냐며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위배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교계에서는 반발을 실행에 옮긴 듯 지난주 일요일인 23일 전국적으로 2천곳에 가까운 교회가 현장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반대로 개신교인이 아니거나 종교와 거리를 둔 이들 사이에서는 전염병 창궐 상황에 굳이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려는 이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을 터뜨린다.

이런 주장 사이로는 교회가 교인 헌금에 집착해 현장 예배를 강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회 헌금에 손대는 파렴치한 목회자도 일부 있으나 모든 교회를 향한 비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김근주 교수는 30일 연합뉴스에 "성경에서 대면으로 예배를 보라는 근거는 없다"고 단언하며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어차피 '비대면'"이라고 말했다.

구약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고, 기독교인들은 그간 하나님을 비대면으로 만나오지 않았느냐. 하나님을 (교회에서) 대면하느냐 비대면 하냐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함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과 만나서 하느냐, 아니면 온라인으로 하느냐의 문제인데 같이 옆에 앉아서 노래도 드리고 하면 최고겠으나, 성경에 근거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도 바울이 멀리 떨어져 있는 교회, 신도들에게 편지를 보냈듯이 지금은 떨어진 채로 카톡이나 이메일로 서로를 격려하고, 고립되지 않도록 모색해야 할 때"라며 "(교회에서) 공동체는 정말 중요하나 만나서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니 못 만나는 상황에서라도 공동체성을 유지하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교계 석학으로 평가받는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도 "'대면 예배'만 예배라는 주장은 성경 안에 근거가 없고, 전통도 없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지난 26일 자신이 자문위원장으로 있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홈페이지에 쓴 '전광훈 사태와 한국교회'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예수님은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다가 형제의 원망을 들을 일이 생각나거든, 먼저 가서 화해한 다음에 와서 제물을 드리라'고 하셨다. 하물며 이웃의 생명이 조금이라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훨씬 더 조심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하나님은 사람의 생명을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신다. 대면 예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희생된다면, 비록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살인죄를 짓는 잘못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홍보국장 안봉환 신부는 "(유대인들이) 이집트에서 빠져나와 시내산에 처음 모인 것이 교회의 시작"이라며 "'안식일을 기억하고 거룩하게 지키라'는 모세의 십계명에 따라 안식일이 됐고, 이후 법령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일요일이 주일이 돼 공식적으로 모여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전례이다 보니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전체가 공적으로 모이는 형태가 예배나 미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신부는 "주일 의무는 의무로 지켜야 하나 특정한 상황에서 이런 종교의 의무가 공동선(共同善)과 관련됐을 경우에는 모든 사람의 공통된 이익을 생각하는 차원에서 국가의 (방역)지침을 따라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종교의 신앙 의무도 중요하나 종교가 다르거나, 믿지 않는 사람의 이익도 중요하다"며 "이것이 상충하면 결국 싸움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국가의 (방역)지침을 따르는 게 공동선으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마 교황청에서는 '코로나 19' 위기 극복을 위해 각 나라 천주교회에 국가의 방역지침을 따르라는 방향을 제시했고, 각 나라의 주교 회의에서도 이런 교황청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안 신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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