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란' 분노한 민심에 극약처방..여권, 다주택 의원ㆍ고위공직자에 "매각" 요구
'부동산 대란' 분노한 민심에 극약처방..여권, 다주택 의원ㆍ고위공직자에 "매각" 요구
  • 이광효 기자 leekwhyo@naver.com
  • 승인 2020.07.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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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가격 폭등과 여권 인사들의 다주택 보유 논란 등이 겹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민심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여권이 다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들과 고위공직자들에게 매각을 요구하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후보자들에게 실거주 외 주택을 2년 안에 매각하도록 서약서를 제출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의원들이 처분했거나 처분 절차를 밟고 있거나 처분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현재 우리 민주당은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소속 의원들의 주택 보유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의원의 다주택 소유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의원의 실거주 외 주택처분 문제는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처리하겠다. 첫째로 대국민 약속준수의 원칙이다.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고자 민주당은 총선 후보자에게 2년 안에 실거주 외 주택에 대한 처분 이행을 서약했다. 이 서약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국민과의 약속이다. 민주당은 해당 의원들이 국민께 약속드린 서약이 실천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둘째, 신속성이다. 총선 당시 2년 내 처분을 약속했지만 부동산 안정화를 솔선수범한다는 취지에서 이른 시일 안에 약속을 이행해 줄 것을 당 차원에서 촉구한다”며 “다주택 국회의원은 해당 주택의 처분 이행 계획을 직접 밝히고 실천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에 따르면 올 4월 15일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ㆍ더불어시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국회의원 180명 중 42명이 1주택 외 주택 보유자였다. 이 중 투기지역ㆍ투기과열지구ㆍ조정대상지역에 2채 이상을 보유한 국회의원은 21명이었다.

사진=경실련 제공
사진=경실련 제공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부동산 문제로 여론이 매우 좋지 않고,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고위 공직자들이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다면 어떠한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백약이 무효일 수 있다”며 “각 부처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 공직자 주택 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의 경우 하루빨리 매각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금방 지나갈 상황이 아니다. 심각한 상황이며 고위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한 시기다. 사실 이미 그 시기가 지났다”며 “정부는 국민께서 무엇을 요구하시든지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지난 목요일 ‘보유하고 있던 2채의 아파트 중 청주시 소재 아파트를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 일요일 매매됐다. 청와대 근무 비서관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에게 1가구 1주택을 권고한 데 따른 스스로의 실천이었고 서울 소재 아파트에는 가족이 실거주하고 있는 점, 청주 소재 아파트는 주중대사,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년간 비워져 있던 점 등이 고려됐다”며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송구스럽다. 가족의 거주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이달 내에 서울 소재 아파트도 처분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시장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동산 정책의 기조전환 없이는 백약이 무효하다”며 “투기세력을 막을 수 있는 정확한 핀셋정책과 재건축, 재개발 완화를 통해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만이 답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만시지탄이긴 하나 이제라도 정부여당이 국민들의 뜻을 받들겠다고 한 것은 다행”이라며 “연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와중에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들이 부동산을 끌어안고 축재를 하는 것을 달갑게 받아들일 국민이 있을 리 없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정작 실행하는 당사자들이 정책 기조에 따르지 않는다면 설득력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정부여당 인사들의 다주택 매각을 시작으로 1가구 1주택, 집은 돈벌이의 대상이 아니라 주거의 공간이라는 것이 대한민국 모두에게 보편적인 상식으로 안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위 공직자들의 다주택 매각’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는 참여연대의 정책위원 김남근 변호사는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의 핵심적 목표가 실거주와 실수요자 위주로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자신들(고위 공직자들)은 실수요 목적이 아닌 주택들을 많이 보유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실거주 목적의 주택을 보유하라’고 한다면 그런 정책을 누가 신뢰하겠는가?”라며 “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부동산은 중요한 정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게 심리인데 결국은 정책을 주도하는 사람들부터가 그런 투기 목적의 다주택을 보유하는데 ‘저 정책이 결국은 실효성은 없을 거다. 그들 스스로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결국 심리적으로 정부정책이나 국회에서 만든 입법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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