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친조국' 프레임으로 또 마각을 드러내는 기레기들
[기자의눈] '친조국' 프레임으로 또 마각을 드러내는 기레기들
  •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 승인 2020.03.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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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은 1961년 쿠데타를 정권을 잡은 뒤 1979년 부하의 총에 죽을 때까지 18년간 권좌에 있었다. 그가 죽고 난 뒤에야 비로소 우리 사회에 컬러티비가 도입되었다. 그 전까지 총천연색 영상은 극장에 가서 영화로만 볼 수 있었으니 지금은 아득한 전설같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컬러티비 방송을 환영하는 당시 신문 보도 가운데 '우리 사고에서도 '흑백논리'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는 논평이 유독 많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옷차림에도 많은 변화가 나왔다. 숙녀들이 파스텔톤 치마를 입기 시작한 것도 그 당시 컬러티비가 불러 온 신선한 충격이었다.

4. 15 총선이 임박하면서 여야간 비례대표전문 정당들이 속속 진용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친여권 '열린민주당'에 언론사의 화력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공격의 키워드는 '친조국'인 것 같다. '열린민주당에서 친조국 인사들만 공천했다'는 비판은 난해하다. 공천된 사람의 프로필을 일일이 확인해야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귀찮기도 하고 시간이 없는 사람은 그 보도를 믿거나 말거나 해야 한다.

의심과 비판은 개인의 에너지를 소진시킨다. 지친 사람은 받아 들이기 쉽다. 그러고나면 그 다음 단계로 끌여 가게 된다. 사상의 무장해제는 생각의 지배로 이어진다.

'이분법'이나 '흑백논리'는 나누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조국의 사상(思想)'을 '친조국 프레임의 기준으로 삼은 듯 하다. 이분법은 '미움'을 만들어낸다. '다름'을 극단적 대립의 프레임으로 바꾸기 때문에 양 진영간에 적개심을 불러 일으킨다. '조국의 사상'을 걸어 놓고 때로는 세게 때로는 약하게 강도를 조절해 가며 사상적 공세를 취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파란색을 좋아할 수도 있고 빨간색을 좋아 할 수도 있다. 두 색깔을 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도 청색과 홍색으로 하나만 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흑백논리이다. 

두 가지만 가지고 하나는 좋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이데올로기 전쟁이다. 여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놓고 신물이 나도록 시달렸다. 요즘도 사실 '귀에 피가 나도록' 들리고 있다.

나라를 둘로 쪼개는 '이데올로기전' 극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피와 땀을 흘렸다. 최근에도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대구ㆍ경북 지역으로 호남을 포함한 전국 각처에서 갓김치와 마실청 같은 온정의 선물이 쏟아지고 있다. 위기 앞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벌써 가슴이 울컥 했다고 한다.

4.15총선은 여야간 국정 주도권의 다툼이기도 하지만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지역의 일꾼이자 대변인을 뽑는 것이고 또 그 대표들이 다 모여 서로 토론하고 협의해서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가라는 기대를 표시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총선은 새로 일꾼을 선발하는 간택의 즐거움이 있다.

기자도 솔직히 '조국의 사상'에 대한 관심이 없다. 알고 싶지도 않다. 일부 언론은 '친조국'이란 타이틀 아래 '친문'프레임도 슬쩍 끼워 놓았더라만 '문대통령'의 '사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는 사람이 대체 몇이나 될까? 매주 나가는 교회에서 '헌금' 내며 듣는 설교에서도 '예수의 사상'이 나오면 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우리들의 참모습이다.

언론들이 '열린민주당 공천자는 친조국 일색'이라는 프레임을 들이대는 저의가 있을 것이다. '조국이 주사파니까 친조국 인사들도 그런 사상에 감염되었거나 오염되어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라는 우려에서 출발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런 걱정은 안 들지만 유권자들에게 먹힐 수 있다는 발상에서 나왔을 지도 모른다. 이데올로기 싸움이라는 것은 둘로 갈라서 반대 쪽에 X칠만 죽어라고 하면 되는 것 아닌가? 20대 국회에서, 또 각종 장외 집회와 보수언론들이 마르고 닳도록 하던 짓이었다.

사람에겐 다른 동물에는 없는 '상상력'과 '창의력'이라는 재능이 있다. 그런 소중한 능력을 이데올로기 쌈박질에만 써 먹으면 안 된다. '조국은 나쁘다'는 명제 하나를 만들기 위해 들인 공을 생각하면 그냥 창고에 집어 넣기는 아까울 것이다. 어쩌면 총선 전까지 남은 시간에 '조국(과 문재인)이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를 놓고 편 기르기에 언론의 화력이 집중될 지도 모른다. 적개심만 고취시킬 수 있다면 어떤 악담이라도 마다 않을 그들이다. 

대다수의 건전한 상식과 교양을 가진 국민들은 허접한 이데올로기전쟁에 휘말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념이 같아야 하고 정체성 확인이 돼야 같이 정치할 수 있다고 떠들던 인사들이 모인지 몇 달도 안 되어 싸우고 헤어지는 모습을 한 두번 보여 준 것도 아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TK에 '좋은 것들'만 보내는 국민들의 염원은 그들이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이다. 갈라진 마음을 붙이고 미움을 녹여 사랑으로 만드는 것이다. 깨끗한 하천에 수달이 나타나듯이 국민들 마음은 그렇게 건강하니 깨끗한 정치인들이 배출될 토양은 형성된 것이다.

그 누구도 바늘 구멍 같은 좁은 구멍으로 국민들을 몰아 넣을 권리와 자격이 없다. 생각을 제한하고 선택을 강요하는 행태는 결국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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