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중인 노소영(사진 오른쪽)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최후통첩을 발(發)했다.
노 관장은 최근 대리인을 통해 최태원 회장측에 "가정으로 돌아오면 이혼 소송을 취하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26일 속개된 이혼 소송 변론에서도 노소영 관장 측 소송대리인은 역시 노 관장의 입장이 종전과 같다고 확인했다.
이날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 전연숙)는 두 사람의 이혼 소송 변론을 비공개로 열었다.
이날 재판은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출석하지 않고 양측의 소송대리인만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혼 소송의 당사자는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다.
오후 5시쯤 시작된 재판은 약 7분 만에 끝났다.
최태원 회장 측은 노 관장측의 화해제스처에 “대리인까지 새롭게 구성하고 재산목록 보완을 요청한 노소영 관장이 소송을 취하할 의사가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이 같은 상태로는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최종 결론까지 다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최-노 부부는 이혼 소송 재판에서 각각 재산목록을 제출했다.
법원이 재산 분할에 대비해 양측이 각각 재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밝히도록 한 명령에 따른 것이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재판 직후 언론에 “법원에서 재산을 명시하라는 명령을 내려서 양측이 (재산 목록을) 제출했다”면서 “상대방이 낸 재산 목록 가운데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서로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SK 관계자는 이날 최 회장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판의 모든 과정에서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있다”면서 “직접 소명해야 할 내용이 있는 경우에 (최태원 회장이) 법정에 출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혼외자녀의 존재를 인정하고 성격 차이를 이유로 들며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양측이 조정에 실패하면서 결국 이혼 소송으로 이어졌다.
그간 이혼에 반대해오던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노 관장은 3억원의 위자료와 함께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중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SK㈜ 주식 1297만주(지분율 18.44%)를 보유했다. 이 가운데 42.29%를 현재 시세(주당 25만 9000원)로 환산하면 1조 4000억여원에 달한다.
소송의 규모가 커지면서 단독 재판부에서 맡았던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은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합의부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