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나무와 꿀벌'
명자꽃 피었다.
옆집 아줌마 푸근한 이름.
아가씨 바람난다고 울 안에 심지 않았던 나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벌들이 난리다.
나같은 인간쯤이야 아무렇지 않다고 모자를 툭 치고 가는
꿀벌도 있다.
벌들이 맛난 꽃밥상 앞에서 어떻게 하는지 조금만 지켜보면 안다.
꿀과 꽃가루 바다로
잠수할 준비이~~~
잠시 숨을 고르고 꽃 속으로
돌진하여 허우적허우적
들썩거리는 꿀벌의 궁디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장단지 주머니마다 꽃가루가 터질지경이다.
오늘 명자꽃 찾아 온 꿀벌들은
문지기 벌에게 칭찬을 받겠지?
명자나무가 내어준 꿀과 꽃가루로 아기벌들 자라
벌 가족은 번성을 하고
오늘 잉태한 명자꽃은
사과도 아니도 모과도 아니지만
능금산 담뿍지닌 명자열매를
그득 키우게 되겠지?
코로나19로 사람만 힘겹고
자연은 잠시 쉬며 회복을 하는,
속절없이 아름다운
봄날은 간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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